‘미니 뇌졸중’ 때 정신 바짝 차려야 산다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6 13:00
  • 호수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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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의 생활건강] 한쪽 팔다리에 힘 빠지거나 말 어눌해지면 뇌졸중 의심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관에 문제가 생겨서 뇌에 피가 돌지 않아 뇌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는 병이고,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지는 병이다.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 발생하지만, 봄철 환절기인 3월에도 흔히 발생한다. 일단 발생하면 사망하거나 영구 장애를 남기는 무서운 병이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① 혈압약만 잘 먹어도   

고혈압이 있으면 뇌혈관이 터져서 뇌출혈을 일으키고, 동맥경화나 고지혈증 때문에 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뇌졸중의 70% 정도가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혈압만 잘 조절해도 어느 정도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조사에 의하면 약을 처방받은 대로 정확하게 먹는 사람이 50% 정도에 불과하고, 65세 이상 노령층 입원 원인의 30%가 잘못된 약 복용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약을 임의로 끊는다든지 과잉 복용하는 것이다. 

② ‘미니 뇌졸중’일 때 정신 바짝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어지럽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밥을 먹을 때 침을 흘리는 증상이 생기면 대부분은 응급실로 달려간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10분 정도 있다가 사라지고 그다음 날 멀쩡하다면 어쩌겠는가? 

이때도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이는 ‘미니 뇌졸중’이라고 부르는 병이다. 일과성 뇌허혈증이라고도 하는 이 병은 일시적으로 혈관이 막혔다가 풀려서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당장 증상이 없다고 해서 치료를 등한시하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조사에 의하면 미니 뇌졸중 환자의 12%가 한 달 이내에, 30%가 석 달 이내에 뇌졸중에 걸렸다. 미니 뇌졸중을 조기에 치료하면 뇌졸중 발생을 80%까지 막을 수 있다. 

③ CT에서 정상이라도 안심 일러 

어지럽거나 두통이 있어서 응급실에 가면 뇌 CT를 촬영한다. 다행스럽게도 뇌 CT에서 정상소견이 나왔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뇌 CT에서 정상소견이 나왔다는 것은 지금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지, 본인의 뇌가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뇌혈관이 얼마나 막혔는지, 뇌경색이 생기기 직전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CT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뇌졸중을 의심할 증상이 있었다면 뇌 MRA를 촬영해야 한다. MRA로 뇌혈관이 어느 정도 막혀 있는지를 볼 수 있다. 

특히 미니 뇌졸중처럼 증상이 일시적으로 있다가 없어졌다면, 과연 확률이 희박한 뇌졸중을 감별하기 위해 굳이 응급실을 찾거나, 비싼 검사를 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남길 수 있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 같은 중증질환들은 아무리 확률이 희박하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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