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 모녀 여성 주식 부자 1·2·3위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7 11:00
  • 호수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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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SK·LG·현대차·롯데家 뒤이어…여성 상위 30명 지분 가치만 12조원대

지난해 국내 최고의 여성 주식 부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과 신세계, CJ 등 범삼성가 여성 5명의 주식 가치가 7조4907억원으로 상위 30명의 60%를 넘어서는 등 재벌가에서도 ‘부의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시사저널이 경영 성적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의뢰해 국내 30대 그룹 오너 일가 406명의 최근 5년간 주식 가치 변동액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30대 재벌에 소속된 여성 주식 부자는 모두 181명, 주식 가치는 49조3312억원에 이르렀다. 이 중 상위 30명의 지분 가치가 12조2854억원으로 전체의 24.9%를 차지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시사저널 포토·연합뉴스
ⓒ 시사저널 임준선·시사저널 포토·연합뉴스

홍라희 평가액↑ vs 부진·서현 자매↓

주식 평가액이 가장 높은 인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었다. 홍 전 관장의 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뒤를 이었다. 여성 주식 부자 1, 2, 3위를 모두 삼성가에서 차지한 것이다. 이들은 조사 기간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한 번도 1~3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남성을 포함한 전체 순위 역시 8위와 공동 10위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부진·서현 자매의 주식 가치가 최근 5년간 꾸준히 감소한 반면, 홍라희 전 관장의 평가액은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전 사장은 현재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옛 에버랜드)과 삼성SDS의 지분을 각각 7.75%와 3.9%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물산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전 사장의 주식 가치는 각각 32%와 24% 감소했다. 이부진 사장의 주식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2015년 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화학·방산 부문을 매각하면서 이 사장이 가지고 있던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모두 처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홍 전 관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0.91%)만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불어닥친 반도체 호황 덕에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홍 전 관장이 보유한 지분 역시 0.74%에서 0.91%로 증가하면서 평가액은 2014년 1조4372억원에서 2018년 2조957억원으로 45.8% 증가했고, 2016년부터 부진·서현 자매를 제치고 여성 부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주주 환원정책 차원에서 자사주를 소각했기 때문에 (홍 전 관장의) 주식 가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2016년 말부터 주주 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고 배당 역시 늘렸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졌고, 주식 가치 역시 커진 것이지 (홍 전 관장이) 별도로 지분을 매입했거나 유상증자 등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삼성의 세 모녀에 이어 여성 주식 부자 4위에 오른 인사도 범삼성가의 일원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이 회장은 현재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과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지분은 2018년 모두 매각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마트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홍 전 관장과 달리 지분 가치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이 회장의 장녀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반대였다. 정 사장은 현재 신세계와 이마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 가치가 5년 전에 비해 170.8%나 증가했다. 2016년 신세계 지분을 2.5%에서 9.8%로 확대한 결과였다. 

(왼쪽부터)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카드·캐피탈 부문장 ⓒ 연합뉴스
(왼쪽부터)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카드·캐피탈 부문장 ⓒ 연합뉴스

상위 10명 중 5명이 범삼성가 여성

더군다나 정 사장은 지난해 4월 아버지인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0만 주(21%)를 증여받았다. 기존 지분(0.4%)까지 합하면 21.4%로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정 사장은 그해 7월 15만 주(2.10%)를 매각하면서 지분율을 19%대로 낮췄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내부 거래가 많은 만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신세계 자회사다. 지난해에만 매출 14.6%, 영업이익이 118.3% 증가했다. 2017년 말 기준으로 9607억원의 매출 중 1219억원(12.7%)을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덕분에 최근 5년간 이 회사의 주가는 7만6100원에서 23만500원으로 208%(2월26일 기준) 상승했다. 정 사장의 주식 평가액 역시 5년 전(1907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5164억원을 기록했고, 여성 부호 순위는 10위에서 6위로 4계단이나 올랐다. 

결과적으로 국내 여성 주식 부자 10명 중 5명이 범삼성가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 것이다. 25위를 차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평가액 542억원)까지 포함할 경우 범삼성가의 평가액은 7조4907억원으로, 상위 30명(12조2854억원)의 61%를 차지하게 된다는 점에서 재벌가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향후에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1조3303억원으로 5위,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씨가 5070억원으로 7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3614억원으로 8위,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첫째 여동생인 구연경씨가 3516억원으로 9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부문장이 3504억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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