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부에 ‘핵 담판 결렬’ 숨긴 김정은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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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적”조선중앙통신 최소한으로 선전
영문 보도엔 아예 회담 언급 없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5일 오전 전용열차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5일 오전 전용열차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제야 귀환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떠난 지 열흘 만이다. 카운터파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28일 회담이 끝나자마자 워싱턴DC로 돌아간 뒤 '핵 담판 결렬' 이유를 대내외에 설파해 왔다. 반면 김 위원장과 북한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월5일 김 위원장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베트남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3월2일 베트남 동당역을 떠난 지 약 60시간30분 만에 평양에 도착했다. 이로써 지난 2월23일 전용열차로 평양역을 출발한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최장기인 열흘간의 외유를 마무리했다. 

김정은 정권의 명운을 건 '승부수'는 빈 손 귀환으로 귀결됐다. 2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미 양 측은 '핵 포기가 우선이냐 제재 완화가 우선이냐'라는 원초적인 논의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북한)와 '대북 안전 보장 제공'(미국)이란 두루뭉술한 공약을 맞교환한 지난해 6월12일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로 회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평양 도착 후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세계의 커다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제2차 조미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과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돌아오시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김 위원장)를 맞이하기 위하여 역 구내에 달려 나온 군중들은 축하의 인사를 드릴 시각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회담 내용에 대한 자체 평가는 '성과적'이라는 한 구절밖에 없었다. 내부에 안 알리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선전을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전의 북한 매체 보도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하노이행 소식을 평양 출발 다음 날 바로 보도했다. 하노이 도착 이후 상황 역시 하루 간격으로 전했다. 통상적인 보도 관행을 고려하면 가히 '발 빠른 보도'라 할 만하다. 그만큼 2차 북·미 핵 담판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방증이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외국인을 상대로 한 영문판에서는 아예 '제2차 조미수뇌회담'이 들어간 문장을 통째로 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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