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가 어딨죠?” 또다시 ‘낯선’ 국민차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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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디자인에 일단 호평 우세…현대차 세단 구원투수 될까
‘떨어지는 통일성’ ‘어디서 본 듯한 느낌’ 지적도
3월 중 정식 출시를 앞둔 신형 쏘나타(8세대) ⓒ 현대자동차
3월 중 정식 출시를 앞둔 신형 쏘나타(8세대) ⓒ 현대자동차

출시를 앞둔 신형 쏘나타의 인기가 벌써부터 뜨겁다. 현대차는 쏘나타 8세대 모델의 사전 계약을 3월11일부터 시작하고 이달 중 정식 출시한다고 3월6일 밝혔다. 

바뀐 엔진, 각종 신기술 적용 등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디자인, 즉 차의 외모다. 쏘나타 8세대 사진이 공개된 뒤 여론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포털사이트에 노출된 뉴스, 인터넷 커뮤니티의 관련 게시글 등에는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이 많았다. '실물이 기대된다' '현대차 디자인 담당자들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그러나 '못생겼다' '이전보다 약간 나을 뿐'이라는 등 혹평도 보였다.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이란 의견도 빠지지 않았다. 그랜저, 제네시스 등 현대차 다른 차종에서부터 애스턴마틴, 폭스바겐 등 수입차까지 다양하게 거론됐다. 

8세대 쏘나타 디자인에 대한 네티즌들 반응 ⓒ 네이버 캡처
8세대 쏘나타 디자인에 대한 네티즌들 반응 ⓒ 네이버 캡처

현대차는 이번 쏘나타 8세대 모델에 차세대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 감성을 더한 스포티함)를 세단(승용차의 전형적인 스타일) 최초로 적용했다. 독창적·역동적인 중형 세단 이미지를 완성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이런 디자인엔 현대차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현대차의 간판 모델이자 '국민차'로 통했던 쏘나타는 2010년대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심지어 같은 현대차 세단 중에서도 준중형 아반떼, 중대형 그랜저에 밀리는 신세가 됐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세단은 그랜저(11만3101대), 아반떼(7만5831대), 쏘나타(6만5846대), 아이오닉(9426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세련되지도, 그렇다고 무게감 있지도 않은 어중간한 디자인이 고객 발길을 돌렸다. 이에 현대차는 직전 모델(7세대 뉴 라이즈) 대비 날렵하고 민첩한 쏘나타 8세대 모델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 중심에는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이 있다. 이 센터장은 쏘나타 8세대 공개 직전인 지난 2월17일 미국 MSN뉴스를 통해 "쏘나타 등 세단형 차량 판매가 해마다 줄고 있다"며 "현대차는 쏘나타 디자인을 모두 바꾼 새 차량으로 승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모두 바꾼 새 차량'이란 표현이 눈에 띈다. 쏘나타 8세대는 현대차가 2014년 3월 7세대를 출시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1~8세대 쏘나타는 국내 세단의 역사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쏘나타 변천사 ⓒ 출처 : 위키백과 / 디자인 : 시사저널 양선영
쏘나타 디자인 변천사 ⓒ 출처 : 위키백과 / 디자인 : 시사저널 양선영

하지만 쏘나타 만의 디자인 정체성이 유지돼 왔는 지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디자인만 따지면,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갔을 때를 제외하곤 '계보를 이었다' 말하기 힘들 정도다. 이는 쏘나타의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세계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간판 모델에 계속 흡사한 디자인을 적용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론 통일성을 가져가는 게 보통이다. BMW, 벤츠, 아우디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현대차는 쏘나타를 비롯한 여러 차종이 새 모델 출시 때마다 '완전 변신'하기 일쑤다. 

아울러 '낯설지만 어디서 본 듯한' 현대차 디자인은 현대차그룹의 해외 디자인 인재 영입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 사장(이하 현재 직함)을 시작으로 2014년 BMW에서 알베르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2015년 말 벤틀리에서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최고책임자 부사장, 람보르기니에서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 2016년 벤틀리에서 이상엽 디자인센터장 전무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를 잇따라 데려왔다. 이들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말 그대로 '하고 싶은 걸 다 시도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현재 라디오를 통해 아반떼의 최신 모델인 더 뉴 아반떼를 광고하고 있다. 광고 문구가 인상적이다. "더 뉴 아반떼 보러 왔는데요, 어딨죠?"(손님 역할) "지금 보고 계신 게 아반떼입니다."(현대차 대리점 직원 역할) "와, 이게 아반떼라고요? 정말 멋지게 바뀌었네!"(손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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