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폭행전력으로 처벌 받은 적 있어
‘잊혀질 권리’에 관한 특허기술을 개발한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3월13일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직원 상습 폭행 혐의로 고소당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참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4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자택 아파트 화단에서 송 대표가 추락해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자택엔 그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 6장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여기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던 걸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피고소인 상태였다. 그는 회사 직원 양아무개씨(34)를 2016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수차례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지난해 11월12일 고소당했다. 그해 12월28일엔 경향신문이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당시 “양씨는 회사에서 배임·횡령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인물”이라며 “양씨가 먼저 나를 폭행하고 폭언하는 등 폭력을 유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과거 폭행전력이 언론을 통해 추가로 밝혀졌다. 송 대표는 2008년 전처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16년엔 패스트푸드점에서 손님에게 의자를 집어 던진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송 대표의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검찰은 올 3월11일 영장을 청구했다. 그가 숨진 채 발견된 3월13일 오전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시각이었다.
송 대표는 디지털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온라인 정보의 소멸 시간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을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잊혀질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 원천특허는 송 대표의 아내 이경아(47)씨가 보유하고 있다. 특허 개발 이후 송 대표는 인터넷 서비스업체 마커그룹을 이끌며 정부과제 등을 수행해왔다.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디지털소멸소비자 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적도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