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권위자 송명빈, 유서 남기고 숨진 채 발견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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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 관련 특허기술 개발한 마커그룹 대표 송명빈, 직원 상습폭행 혐의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사망
과거 폭행전력으로 처벌 받은 적 있어 

‘잊혀질 권리’에 관한 특허기술을 개발한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3월13일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직원 상습 폭행 혐의로 고소당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참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4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자택 아파트 화단에서 송 대표가 추락해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자택엔 그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 6장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여기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던 걸로 알려졌다. 

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1월6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경찰의 2차 출석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1월6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경찰의 2차 출석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송 대표는 피고소인 상태였다. 그는 회사 직원 양아무개씨(34)를 2016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수차례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지난해 11월12일 고소당했다. 그해 12월28일엔 경향신문이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당시 “양씨는 회사에서 배임·횡령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인물”이라며 “양씨가 먼저 나를 폭행하고 폭언하는 등 폭력을 유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과거 폭행전력이 언론을 통해 추가로 밝혀졌다. 송 대표는 2008년 전처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16년엔 패스트푸드점에서 손님에게 의자를 집어 던진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송 대표의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검찰은 올 3월11일 영장을 청구했다. 그가 숨진 채 발견된 3월13일 오전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시각이었다. 

송 대표는 디지털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온라인 정보의 소멸 시간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을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잊혀질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 원천특허는 송 대표의 아내 이경아(47)씨가 보유하고 있다. 특허 개발 이후 송 대표는 인터넷 서비스업체 마커그룹을 이끌며 정부과제 등을 수행해왔다.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디지털소멸소비자 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적도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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