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캡슐만 먹으면 위장 내시경 끝
  • 대전 =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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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만 삼키면 초당 24장 사진이 몸 밖으로 전송
의사가 직접 캡슐 위치 제어 가능
中·英·유럽 등 시장 우선진출 계획

알약을 먹기만 하면 식도와 위를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는 캡슐내시경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진일보시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보다 4배 빠른 초당 24장의 사진을 몸속에서 전송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덕분에 캡슐내시경이 빠른 속도로 식도 등 장기를 지나갈 때도 자세한 관찰이 가능해졌다. 

ETRI 박미정 선임연구원이 인체통신 기반 캡슐내시경을 확인하고 있다. ETRI
ETRI 박미정 선임연구원이 인체통신 기반 캡슐내시경을 확인하고 있다. ⓒETRI

내시경에 쓰이는 캡슐의 크기는 1 x 3.1 cm로 송신기 역할을 한다. 내부에는 LED 램프와 두 개의 전·후방카메라, 코인형 배터리, 그리고 자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캡슐을 삼키면 카메라가 몸속을 촬영하고 이 사진들은 몸에 붙이는 전극이나 벨트타입의 수신부를 거쳐 핸드폰 크기의 수신기로 전송하고 저장한다. 촬영한 사진의 해상도는 320 x 320 dpi 수준이며 배터리는 2시간 지속이 가능하다.

의사가 캡슐 내 자석을 이용해 직접 제어할 수 있는 것도 특이점이다. 캡슐의 자세를 바꾸거나 위벽에 캡슐을 머무르게 만들어 자세한 관찰을 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용량이 큰 영상 데이터의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호변조방식 기술 ▲아날로그 회로의 수신기 구조 변경기술 등을 활용했다. 인체를 통신 매질(媒質)로 사용하는 인바디 인체통신기술도 핵심 기술이다. 

캡슐내시경 시장은 현재 북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 약 64%를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시장도 커지고 있다. ETRI는 시장 규모가 2018년 기준 7424억 원에서 2022년까지 1조595억 원 규모로 연평균 9.3%의 안정적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협력 기업과 함께 중국, 영국, 유럽 등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는 식도와 위는 물론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 전체 소화기관을 검진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박형일 ETRI SoC설계연구그룹 과제책임자는 "식도와 위장 부분에 대한 검사를 보다 정확하고 편안하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며 "세계적인 상용제품보다 본 기술이 위치 제어, 데이터 전송 등에서 큰 경쟁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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