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예측 실패 뼈아파…올해 예산은 반드시 확장 편성”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8 16:55
  • 호수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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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당부’ 못 지킨 문재인 정부의 뒤늦은 반성문

“모든 정책은 재정으로 통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서거 직전 마지막까지 몰두했던 저서 《진보의 미래》를 통해서다. 노 전 대통령의 회한이 담긴 이 책에 유독 강조된 대목이 바로 재정이다. 그는 재정이 큰 나라가 진보의 나라며 이를 위해 과감히 복지를 늘리고 세금도 올렸어야 했는데 자신은 못 하고 물러간다고 했다. ‘진보의 나라’를 꿈꾸며 ‘정부의 역할’을 고민하던 그가 강조한 부분이 바로 재정의 역할인 것이다. ‘노무현의 마지막 당부’였던 셈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고집 《진보의 미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고집 《진보의 미래》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의 당부’를 잘 이행하고 있을까? 정부가 지난해 계획보다 더 거둬들인 세금은 25조4000억원이다.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다. 무슨 뜻일까. 정부 곳간이 풍성해졌다는 얘기다. 세금이 남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우선 미세먼지 사태처럼 예기치 못한 지출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국가채무도 갚고, 재정상황이 넉넉지 않은 자치단체도 지원할 수 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에게 묻는다면,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할 초과세수가 “반갑지 않다”고 답할 거다. 오히려 정부가 어려운 국민 살림은 외면한 채 ‘곳간’만 채웠다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장표 위원장이 인터뷰에서 유독 ‘뼈아프다’고 한 대목이 바로 재정 관련 부분이다. 그는 “세수 추계의 잘못으로 정부의 의도와 달리 긴축이 됐다”며 “뼈아프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무슨 의미일까.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작년 한국 사회의 양극화·불평등은 심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규모의 세금을 ‘곳간’에 쌓아두지 않고 복지 확대와 일자리 등을 늘리는 데 썼다면 고용 문제나 계층 간 격차는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 위원장은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들에게 (초과 세수를) 되돌려 주지 못하고 나라 빚 갚는 데 다 써버렸다.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도 큰 폭의 오차를 낸 세수 추계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하셨다”며 “올해부터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당부도 하셨다. 사실상 기획재정부에 대한 질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반드시 확장적 기조에 맞는 예산 편성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세와 관련해선 “증세를 위한 증세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공평과세를 지향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가게 한다는 원칙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세형평성’이란 표현을 썼다. 부동산으로 많은 수익을 거뒀으면 응당 그에 따른 누진과세를 하는 식의 조세 재분배로 ‘조세 균형’을 맞추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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