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일 때 발언 사과한 김연철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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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편향성, 말 바꾸기 논란도 해명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3월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쏟아지는 지적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3월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쏟아지는 지적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세를 바짝 낮추고 사과 또 사과했다.

야당 의원들은 3월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놓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세상을 향해 내뱉는 언사가 지식인, 대학교수로 안 믿긴다"며 "씨X, 개X 등 욕설까지 SNS에 썼는데 저질 발언에 막말 욕설로 장관 국무위원 자질이 이미 불합격"이라고 꼬집었다. 여당인 민주당의 이인영 의원조차 "과한 부분들이 있었다.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보다 정제되고 신중한 언행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막말 관련 질의에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다", "부적절한 표현을 깊이 반성한다", "앞으로 언행에 대해 좀 더 신중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청문회를 전후해 김 후보자는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시절 이른바 '막말'을 쏟아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이념 편향성 논란도 그를 뒤늦게 강타했다. 그는 2015년 3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 5년을 맞아 군복을 입고 강화도 해병대를 찾자 "군복 입고 쇼나 한다"고 지적했다.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해선 "정신병에 가까운 강박증, 평균 이하 지적 수준,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자폐증 등을 눈치챈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씹다 버린 껌"이라, 당 외연 확장을 강조한 추미애 대표를 "감염된 좀비"라 표현했다.

김 후보자의 막말과 더불어 이념 편향성 논란에도 불이 붙었다. 과거 그는 "남한의 NLL(북방한계선) 고수가 철회돼야 한다", "박왕자씨 피격은 통과의례"라는 등 논란성 발언을 했다. 관련 지적에 김 후보자는 "NLL 문제나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한 발언의 취지가 잘못 알려진 측면도 있는데, 제 입장은 확고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지만 NLL을 지키면서도 서해 평화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금강산 사건은 초기부터 사과와 진상조사,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관되게 말했다"고 해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후보자가 천안함 폭침 등에 대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입장을 바꿨다는, '말 바꾸기' 비판도 제기됐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1년 인터뷰에서 천안함, 연평도 사건은 우발적 사건이라고 언급한 걸로 보도됐는데, 2018년 저서 《70년의 대화》에선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초기 천안함 사건 6~7년 간은 폭침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문재인정부 출범후 돌변해서 인식이 바뀌었다"며 "오락가락 인식에 대해 정확히 해명하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우발적 사건'은 그것만 지칭해서 했던 표현이 아니었다. 앞의 내용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지칭이라기보다 이명박 정부 후 남북관계 상황에 대한 취지였다"며 "제 입장은 일관되게 천안함이 북한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정부 입장 그대로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 앞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교수, 언론인 등 자유로운 영혼들이 인터넷상에서 그런(거침없이)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면서 "물론 적절한 건 아니지만, 공직자 신분에서 했던 발언이 아니다. 교수로서 여야를 불문하고 자신의 입장을 좀 더 강하게 표현하려는 데서 나온 실수라 생각한다"며 김 후보자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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