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질서 지각변동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
  • 조철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3.31 11:00
  • 호수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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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신냉전 시대 전망하고 전략 제시한 김택환 교수

“이제 새로운 100년을 맞이할 때다. 우리는 어떤 100년을 꿈꾸고 있는가? 도래할 세상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어떤 기회를 잡아채야 하는가? 그리고 후손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줘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지금과 같은 혼돈의 시대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라는 4대 강국을 주시하며 그들의 압박을 헤쳐나가야 한다. 그래서 ‘4개의 눈’과 ‘용의 귀’로 하늘의 소리를 듣는 지혜와 능력이 필요하다. 4개의 눈과 용의 귀는 국제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4개국을 깊이 들여다보는 지혜, 그리고 역사 속에서 신의 옷자락을 붙잡고 세계 구도의 변화를 낚아채는 능력을 말한다.”

중앙일보 기자, 한국언론연구원 연구팀장, 광주 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을 거쳐 현재 경기대 특임교수로 재직 중인 김택환 교수가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를 펴냈다. 국가비전 전략가이자 4차 산업혁명과 독일 전문가로도 통하는 그는 “대한민국 미래(Next Korea)라는 독일을 넘어서야(beyond Germany)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이 평화 통일과 ‘부강한 나라’로 유럽의 중심 국가가 됐다며, 우리도 과거같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이웃 패권 국가들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김택환 지음│김영사 펴냄│264쪽│1만5800원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김택환 지음│김영사 펴냄│264쪽│1만5800원 ⓒ 김영사 제공

기존 동맹은 해체되고 새로운 전선 형성

“지난 100년간 한반도는 청·일, 러·일, 미·소 간의 전쟁터였고, 남한과 북한은 이들이 두는 체스판의 졸(卒)에 불과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를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로 자조하기도 했다. 이제 한반도에서 새 판을 짜야 한다. ‘코리아 밸류’를 지렛대로 우리가 주변 국가들을 움직이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전략과 묘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레임으로 4대 강국의 상황과 한반도에 대한 야심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김 교수는 우선 국내외로 2개의 전쟁을 치르는 미국, G1으로 도약하려는 중국,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 부활을 꿈꾸는 일본, 강대국의 지위를 그리워하는 러시아 등 4강의 국가 전략을 파헤친다. 특히 그들이 한반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왜 4강의 이해관계가 한반도 상공에서 충돌하는지 살펴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기존 동맹 관계가 해체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과 FTA 재협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유럽연합은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미국과 무역 마찰을 일으켰고, ‘유럽 독자군’을 창설하겠다며 미국에 반기를 들고 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고 시리아에서 철군을 감행하는 등 과거의 적대국과 ‘신데탕트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자유주의 세계 질서가 시효를 다함과 동시에 곳곳에서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존 동맹 관계의 해체와 새로운 전선 형성 배경, 트럼프·시진핑·아베·푸틴 4대 스트롱맨의 리더십 등을 분석하고, 미·중 무역전쟁의 전개 양상과 중국의 미래 시나리오, 그리고 신냉전 시대가 세계 경제 지도를 어떻게 바꿀지 전망한다. 

“이러한 국제적 관계와 구도를 재편하는 원심력은 미·중 무역전쟁에 있다. ‘중국몽’이라는 ‘대국굴기’를 선포하며 패권에 도전장을 던진 중국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이때부터 시작된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양국은 다른 국가들을 포섭하려는 경쟁을 벌였다. 이것이 세계적으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미·일 관계가 흔들리자 일본은 ‘미들파워 국가’로서 독자적인 안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서방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무너진 러시아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신동방 정책’을 내걸고 동아시아에서 과거 ‘유라시아 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경제 장악하는 것이 21세기 패권 전쟁의 목적

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신냉전’으로 확대돼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냉전은 군사 전쟁이 아닌 경제 전쟁 형태로 전개될 것이며, 이미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에너지 물류 거점과 글로벌 공급 사슬을 사수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한 상태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 개발과 더불어 ‘누가 룰(rule)을 결정하느냐’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결국 경제를 장악하는 것이 21세기 패권 전쟁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인지, 아니면 도전자인 중국이 주도권을 가져갈 것인지가 세계 패권 구도의 핵심이다. 미국은 최첨단 기술 국가로 도약하려는 ‘중국 제조 2025’에 대해 ‘지적재산권 탈취’라고 비판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수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김 교수는 비핵화를 두고 미국과 협상 중인 북한의 앞날도 진단하고, 앞으로 전개될 남북문제도 고민한다. 북한에는 베트남의 도이모이 같은 정책이 필요하며, 일당 체제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싱가포르나 베트남처럼 되려면 세계 경제 질서로의 편입이 필수적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북한의 비핵화로 북·미와 북·일 간 국교 수교까지 이루어진다고 해서 남북 간 체제 경쟁이 종식되는 것은 아니다. 1975년 미국과 동독이 국교를 수립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왜냐하면 동독이 소련의 위성국가로 머물며 전체주의와 국가계획경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동독 정권은 소련의 몰락과 운명을 함께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과 유사한 국가자본주의 모델로 경제 발전을 추진한다면 한반도는 새로운 체제 경쟁의 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남과 북이 다시 미·중 신경제 냉전의 대리전 혹은 미니 모형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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