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황교안 삐끗하면 나경원 웃는다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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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 ‘몰랐다’ 일관하는 황교안에 쏠리는 의심의 눈초리

[시사끝짱] 황교안 삐끗하면 가장 좋아할 사람 = 나경원

■ 진행: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국장
■ 대담: 정두언 전 의원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제작 :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소종섭 편집국장(소) : 김학의 사건이 불붙으면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참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가 살았다’ ‘자유한국당 내 이른바 친(親)나경원계가 구축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미묘한 역학 관계가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정 의원님, 김학의 사건이 상당히 이슈화 되면서 황 대표로선 관련이 있든 없든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사실 아니겠습니까. 

정두언 전 의원(정) : 그러니까 정무적으로 잘못됐다고 봐요. 사실 내가 떳떳하면 ‘뭐든지 다 할 테니까 조사해 봐라’ 이러고 나가야 당당해 보이지, 켕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거죠. 근데 장관이 수사 지휘를 하는 건 아니지만, 내용은 알 수가 있고, 당연히 알고 있어야죠. 차관이 그렇게 된 거를 장관이 ‘난 그거 모를 테니까 얘기도 하지마’ ‘나 모를래’ 이럴 순 없는 것 아니에요.

소 :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보고가 되지 않습니까.

정 : 당연하죠. 근데 '몰랐다'고 얘기하는 것도 너무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고. 그래서 자기가 아는 한도 내에서 '나는 이랬었고 저랬었다' 소상히 밝히면 별 문제가 없을 텐데. 이것도 본인이 자꾸 키우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배종찬 인사이트케이(배) : 이게 나중에 누적되거든요. 그러면 결정적인 것이 등장하게 되면 해명이 어려워요. 정치인들이 그걸 알아야 해요. 단기간 동안에는 '난 모르겠습니다' '기억에 없습니다' 이러면 이게 통하지만. 정치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가수가 서태지에요. '난 알아요'. 난 모르는데…. 중요한 것은 지지층이 납득하는 것인데, 모르쇠로 일관하면 지지층들도 '아 뭔가 있는 것 아닌가' '저 사람이 낙마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소 : 지금 이렇게 재수사가 본격화돼서 당시 장관이었던 황 대표에게 보고된 정황이 드러난다든지 하면, 그게 작은 부분일지라도 황 대표는 몰랐다고 한 상황이기 때문에 (타격이 있을 수가 있겠죠.)

배 : 제가 한 말씀만 드릴게요. 저는 정치인들이 '닉슨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고 봅니다.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빌딩에 들어가서 도청을 했으면서도 끝까지 부인했거든요. 근데 사실로 밝혀지니까 결국 선택지가 사임밖에 안 남게 됐어요. 차라리 초기에 ‘너 왜 들어갔느냐’ ‘누가 그걸 시켰어’ ‘책임져’라고 하면서 국민께 사과하고, ‘내가 그렇게까지 하려던 건 아닌데 이 친구들이 너무 나갔다’고 했다면 굳이 낙마하지 않아도 될 일이거든요. 끝까지 모른다고 했기 때문에.

정 : 근데 저는 이 일 때문에 황 대표가 타격은 받을 수 있겠지만, 낙마까지 가진 않을 것 같고요. 문제는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있을 거란 얘기죠. 한 정치인이 지도자로 성장하려면 엄창난 기간 동안 검증이 필요하거든요. 명지대 김형준 교수 얘기로는, 평균 15~6년이 걸렸다는 것 아니에요. 황 대표는 너무 빨리 쉽게 정치권에 진입했고, 그러니까 이제 검증에 통과해야 하는데 거짓말은 결정타가 돼요.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고요.

또 재밌는게 뭐냐면, 정치권에서는 아군도 없고 적군도 없어요. 모두가 다 라이벌이에요. 오히려 내 편이 더 라이벌이에요. 그래서 누가 잘못 되면 다 좋아하죠, 속으로. 신문 기사에 누가 수사 받는다고 나오면 다 좋아하고. 1면 톱에 누가 잘한 기사가 나오면 다 배 아프고…. 저도 예외가 아니에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황 대표가 잘못 되길 기다리는 사람은 한 사람 있어요. 내 입으론 얘기하지 못하겠는데….

배 : 저는 압니다.

정 :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 사람일 수 있어요. 

소 : 벌써부터 그런 얘기가 당내에서 나옵니다. 오늘도 보니까 한 언론에서 그런 보도를 했는데, 결국 황 대표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상황 속에서 나 원내대표의 기세가 올라가고 있다. 이런 부분이 한국당 역학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느냐는 기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어요.

정 : 왜냐하면 대표가 문제 생기면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수 있거든요. 비대위 하면 일단 원내대표가 대행을 하다가 제3의 인물을 뽑든지, 계속 가든지 하는데. 선거 기간이 얼마 안 남으면 제3의 인물을 영입하기 힘들고. 또 지금 제3의 인물이 뭐 없어요. 배 소장님이나 있을까 말까..(웃음) 본인(나경원 원내대표)이 맡을 가능성이 있단 생각을 안 하면 이상한 거죠.

소 : 이미 언론에서 그런 보도가 나왔으니까. 나 원내대표가 보면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겠죠. 

배 : 그래서 나 원내대표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야 나(프로듀스 101)' 아닙니까. (웃음)

정 : 가수 앞에서 못하는 게 없네.

배 : 지금만큼 나 원내대표의 존재감이 이렇게 높았던 적이 있었습니까. 원내대표를 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실질적 수석대변인을 하는 바람에 모든 언론사에서 기사를 쓰고 원인을 분석한 적이 없었잖아요. 과거에는 중진위원 정도의 모습이었는데, 지금 원내대표로서 거침없는 하이킥을 가고 있는 것이거든요. 나 원내대표로서는 이 정도 존재감이 되면 아군도 적군도 어떻게 될지 모르거든요. 임자가 없다면 내가 임자가 되기 때문에. 나 원내대표로서는 '나야 나'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더군다나 나씨 성이기 때문에.

소 : 지금 한 3개월 되지 않았습니까. 나 원내대표. 3개월 원내대표 역할에 대한 평가, 배 소장 어떻게 보세요.

배 : 저는 데이터 전문가이기 때문에 데이터로 보면, 본인의 힘이든 아니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올랐어요. 본인이 원내대표로서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지지율이 올랐고, 원내대표로서의 존재감도 부쩍 커져있고. 지금 또 보궐선거에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서 자유한국당의 위상이 달라지면 그 혜택을 밴드웨건 해서 올라탈 수 있는 것도 나 원내대표거든요. 나 원내대표는 통합을 얘기하고 계파가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고, 여성이고. 그래서 저는 100일 평가에 대해선 물론 그림자도 있지만 본인 개인으로 보면 굉장히 성공적이다. 한국당 입장으로선 오랜만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원내대표가 등장했다. 그것이 어떤 배경, 바탕이 깔려있든 간에. 근데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조금 더 노련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 좀 여당과 협상을 하면서 얻어낼 건 얻어내고 줄 건 주면서. 그런 모습을 좀 보고 싶은데, 너무 강경일변도라 이미 마음을 굳힌 건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간다면 조금 평가가…. 지금까지 평가는 '오케이'지만, 앞으로의 평가는 '글쎄요'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 : 일단 원내대표는 국회의원들이 뽑는 겁니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거치고 원내대표 된 이후에 한국당 지지율이 많이 상승했고, 대여 공세를 효과적으로 펼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후한 점수를 주셨네요. 정 의원님은요?

정 : 정치에선 지명도가 깡패거든요. 그게 큰 힘인데, 그런 점에선 많이 올라갔다. 노이즈 마케팅도 성공한 점이 있고. 그런데 조금 불안하다. 위태위태하다. 왜냐하면 갈지자거든요. 자기가 막 연설할 때 연설 들으라 하고 해놓고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연설할 때는 듣기 싫으니까 나가자고 하고. 그러니까 이게 뭐지. 반민특위 말실수했단 말이에요. 조금이 아니라 엄청난 실수죠. 그런데 갑자기 반민특위가 아니라 반문특위라고. 장난하는 건가. 뭔가 조금 불안해요. 또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겠다.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거다. 존재감을 과시하는 부분도 있지만, 한 마디에 또 추락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본인이 그 나이에 내공을 새롭게 갖추기는 힘든 거고. 주변에서 잘 받아야죠. 그런데 제가 볼 땐 주변의 조력이 그렇게 훌륭한 것 같지는 않아요.

배 : 정치인들이 본인의 저력을 아주 신선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역대 대통령을 분석해보면, 지지율은 그때그때 달라지지만, 어떤 대통령에 따라선 그걸 관리하는 능력을 보여주더라고요. 대표적인 것이 YS(김영삼 전 대통령)랑 DJ(김대중 전 대통령)였어요. 그들이 갖고 있는 능력은 항상 '강'이 아니라 '강약약 중간약약'. 강온 양면을 다 갖고 있어야 돼요. 어떨 땐 막 호랑이처럼 밀어붙이다가 어떨 땐 순한 토끼나 양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러면 더 무섭지 않습니까. 어떨 땐 저 사람이 23일간 단식을 하면서 죽을 수도 있었어요. 전두환 앞에서 '내 몸은 가질 수 있어도, 내 마음은 받을 수 없어' 이러잖아요. DJ 대통령도 보라매공원에서 이 박정희 독재정권 타도 외칠 땐 정말 강하거든요. '내가 오늘 목숨이 끊어져도' 막 이랬었는데. 정말 또 주변사람을 아태재단이나 이런데서 젊은 친구들을 만날 때는 '어 만두가 먹고 싶어요? 네 개 먹고, 내가 두개 먹고.' 이랬잖아요. 요즘의 정치인들은 조금 그런 면이 아쉬워요. 강할 땐 강하지만 부드러울 땐 무한정 부드럽다면. 그런 리더십이 참 절실하다.

소 : DJ가 말한 상인적인 현실감, YS가 말한 전략적인 유연성. 이런 부분들이 아쉽다.

배 : 역시 완전 소중한 남자 소종섭.

소 : 제가 딱 정리한 거죠?

정 : 지난주에도 얘기했는지 모르지만,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공히 지나친 우경화가 문제라는 거죠. 그렇게 우경화해선 총선에서 확실한 승리가 담보되지 않는다는 거죠. 중간층을 끌어와야 하는데. 그러니까 그걸 하려면 정치 어젠더가 있어야 한다. 나경원법이 나와야 한다. 유승민 의원 같은 자기 색이.. 그런데 비판하고 반발하고 이런 거로만 해선 안 되고, 소극적인데서 적극적으로 나와서 나경원만의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게 나경원법까지 되면 나경원 성공하는 거죠.

소 : 지난주 정 의원님 말씀 들어보면, 그것까지 기대하는 건 좀….

정 : 아니 주변 조력이 있으면 되는 거죠. YS가 뭐 본인이 훌륭한 내용을 갖고 있는 분은 아니잖아요. 대신 사람을 다룰 줄 아시잖아요. 그게 리더죠.

소 : 혹시 원내대표 된 이후에 조언을 구하는 전화라도 오거나.

정 : 지금 강승규가 비서실장 하는 것 같은데, 확정이 된 건가. 강승규한테는 전화가 왔더라고요. …….

소 : 조언은 했는데, 조언대로 잘 안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시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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