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정두언 “청와대 오만 방자, 대폭 물갈이 해야”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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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 잃은 문재인 청와대, 소통 실패했다"

[정두언의 시사끝짱]

■ 진행: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국장
■ 대담: 정두언 전 의원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제작 :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소종섭 편집국장(소): 최근 청와대에서 내놓는 메시지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변인이나 참모들이 내놓는 메시지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해서 점점 더 힘든 국면으로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다. 최근 윤도한 수석의 해명이나, 김의겸 대변인이 물러나면서 했던 해명, 이런 것들이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은데요. 정 전 의원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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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정): 국민에게 친근하고 겸손하게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오만하게 정말 일그러진 모습으로 다가서는 건데요.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참모진이) 대통령 눈치를 안 보는 것인지, 대통령이 그렇게 가니까 거기에 맞춰서 가는 건지, 국민들은 후자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대통령이 그러니 다 그러는 거 아닌가’, 이렇게. 저는 심각하게 보고요. 총선 상황을 나쁘게 만들고, 이게 계속 된다면 지방선거에서는 완전히 뒤집어질 걸요. 

소: 내년 총선에서요?

정: 아뇨. 총선에선 비등비등할 거라고 봅니다.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배): 그 이후에 2022년에.

정: 네. 2022년까지 이렇게 가면 지방선거에서 뒤집어지고 재집권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겁니다. 그 사이에 반성을 하고 반전의 기회를 만들겠죠. 이렇게 가면 되겠어요?

배: 지금 현 정부나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보다 잘하면 잘 된 거다’, 이렇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전혀 다른 차원에서 국정운영과 의정활동을 보여줘야 되는 것이지, ‘자유한국당보다 잘하면 우린 오케이다’, 이건 전혀 아니다. 말하는 메시지보다도 중요한 것이, 잘 듣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 정부가) 잘 듣지 않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거든요.

저도 정보통인 듯, 잘난 척하고 말씀드리면, 개각인사가 발표난 뒤에 (제가) 청와대 관계자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청문회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무 문제없어.’ 제가 지금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고 또 총선 1년 전인 데다, 대통령 지지율이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청문회야말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해도, ‘우리 문제없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이야기 했을 때, ‘한 번 더 들여다봐야겠네요’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린 문제없다고만. 

또 청와대에서 청년․시민 단체와 간담회 하지 않았습니까. 그 자리에서 전국청년네트워크 대표가 울면서 청년 관심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뒤로 비공개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비공개로 예정된 행사였다고 하지만, 저는 납득이 안 가거든요. 그럴수록 ‘아 이러면 안 되죠, 공개해야죠’ (라고 했으면). 목소리를 듣는 대통령의 모습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잘 안 듣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 책임 논란

소: 노영민 비서실장의 경우엔 (어떻습니까). 정 전 의원도 개인적으로 잘 아실 텐데, 청와대의 메시지 같은 것을 보면 노 실장이 노력하고 있다고 보나요, 아니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보나요.

정: 대통령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런 역할을 하지만, 밑에 사람들에게서 이상한 메시지가 나오는 것은 노 실장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죠. 전체적으로는 잘 못하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의 사퇴의 변이나 윤도한 수석의 논평을 보면, 이건 국민들을 낮게 보는 논평이거든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던 이유는 겸손함인데 지금 겸손함이 사라지고 있어요. 초심 잃고 있는 거죠. 세상 모든 일이 지나침이 못함만 못하다고 하지만, 지나침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 겸손이거든요. 그런데 그 겸손이 사라지고 오만 방자만 남아있는데. 이제 청와대도 내각 인사만 할 것이 아니라 물갈이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분위기 쇄신해야지, 저렇게 놔두면 더 큰 사고를 칠 것 같은데요?

소: 청와대 참모들을 대폭 바꿔야한다? 위험하다?

정: 노영민 실장 하나만 갖고 안 되고 수석들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소: 바꾼 지가 얼마 안 되지 않았나요?

정: 드러나겠지만, 재보선 끝나고 또 경제지표, 월별경제동향 나오거든요. 고용지수 낮게 나올 거거든요. 빈부격차 굉장히 나쁘게 나올 것이고. 그게 계속되면 40%대 지지율에서 더 내려갈 수도 있죠.

배: 김의겸 전 대변인과 관련된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상당히 잘 했고 기자로서의 영향도 탁월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반면, 대변인이 지나치게 특정 성향의 언론사와 각을 세웠다는 얘기도 들여요. 대통령 대변인이라면 그 메시지가 국민을 대하고 대통령을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각을 세우기보다 정제해서 감정적인 표현을 안 섞는 것이 좋거든요. 여론조사는 마사지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청와대 메시지만큼은 마사지 했으면 좋겠습니다.

 

청와대가 성공하는 법

정: 이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고요. 모든 정부가 실패한 꼴이잖아요 성공한 정부가 없잖아요. 그런데 성공할 수 있어요. 반대 목소리 경청하고 쓴 소리를 들으려고 하면 되는데 .옛날 이조시대에도 삼사가 있었잖아요.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거기서 간언했잖아요. 지금 시대엔 그 간언을 어디서 하느냐, 언론에서 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서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보수 언론에서 쓴 소리하는 거예요. 보수 정권에는 진보 언론이 쓴 소리 하고.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서 양쪽을 다 보면서 ‘아 여기서 이런 지적을 하는데 이 지적이 일리가 있나’ 생각할 일이죠. 사사건건 가르치려고 들면 자기한테 이로움이 없죠. 자기가 그걸 받아들이고, 또 이걸 상대한테 설득, 이해시킬 생각해야지, 무조건 배척하고 비난하고 가르치려고 하고 늘 모든 정부가 그랬어요. 진보 보수를 떠나서.

소: 거기에 문제의 근본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목소리를 다르다, 라고 경청하는 것이 아니라 적으로 보고 적폐로만 보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아마 메시지 자체가...

정: 기본이 틀렸어요. 진정한 소통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인데요. 듣는 것도 나와 다른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죠.

소: 청와대가 겸손하게 소통해야 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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