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새우등·거북목’ 교정 방법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9 11:00
  • 호수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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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뒤로 흔들며 걷고 잘 때는 수건베개 좋아

비행기 좌석은 몸을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특수 제작된 의자인 것 같다. 어떤 자세를 취해도 불편하다. 그 이유는 등이 굽어서다. 등이 구부정하면 목도 앞으로 내밀어진다. 이른바 ‘새우등과 거북목’은 한 세트다.  

소파와 같은 의자에 앉으면 편하다. 이때 자세를 보면, 등이 굽고 머리는 앞으로 나온 상태다. 이런 자세를 수십 년 지속하면, 근육이 지탱해야 할 하중이 척추와 인대로 전달된다. 척추와 인대는 웬만한 무게를 10년 이상 버틴다. 그래서 나쁜 자세에서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오랜 세월 동안 몸에 밴 나쁜 자세 탓에 비행기 좌석은 어딘가 불편하게 느낀다. 

구부정한 자세로 오랜 기간 잘 살아왔더라도 몸에는 부담이 차곡차곡 쌓인다. 목과 척추는 볼링공 무게만 한 머리를 지탱하는데, 점차 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여기저기 아픈 데가 생긴다. 목, 머리, 어깨, 허리, 무릎 등 전신에 생기는 통증은 기본이다. 비틀어진 척추가 그 내부에 있는 소장과 대장에 영향을 주므로 소화 장애도 생긴다. 가슴·얼굴 처짐, 목 주름살, 뱃살도 새우등과 거북목(일자목 증후군) 때문일 때가 많다. 머리로 가는 혈액의 순환이 좋지 않아 두통, 어지럼증, 기억력 감퇴도 발생한다. 


엉덩이 아닌 궁둥이로 앉아야 바른 자세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내가 만난 사람 100명 가운데 98명은 새우등과 거북목이었다. 구부정한 자세는 근육이 해야 할 일을 척추뼈와 인대가 고스란히 부담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거북목으로 목의 움직임은 30%가량 줄고, 목 디스크에 걸리는 압력이 높게는 90%까지 증가한다. 그 부담을 지탱하지 못할 정도가 되면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가 생긴다”며 “겉모습도 좋지 않게 된다. 거북목일 때 승모근(목·어깨·등을 이어주는 마름모꼴 근육)이 올라가면서 목이 짧아 보이고 쇄골도 사라진다. 한마디로 나쁜 자세는 만병과 노화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자세를 점검하는 방법이 있다. 식구나 친구의 도움을 받아 등 뒤에 있는 견갑골(날개뼈) 사이의 거리를 측정한다. 그 거리가 16cm를 넘으면 새우등이다. 등이 굽을수록 견갑골 사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등이 굽으면 목도 앞쪽으로 쏠린다. 등은 펴졌는데, 목만 앞으로 굽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정상적인 목의 위치는 귓구멍과 어깨 봉제선이 일직선에 있을 때다. 귓구멍이 봉제선보다 1인치 앞으로 나갈 때마다 약 20kg의 하중이 어깨에 가해진다고 보면 된다. 이런 사람은 목이 항상 뻐근하고 두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앉는 자세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의자에 앉았을 때 바닥에 닿는 신체 부위가 궁둥이다. 궁둥이 바로 윗부분이 엉덩이다. 엉덩이는 의자 바닥에 닿지 않고 의자의 등받이에 바짝 붙어야 한다. 엉덩이가 아니라 궁둥이로 앉아야 바르게 앉은 자세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앉아야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면 등은 자연스럽게 구부정해지고 목이 앞으로 나간다. 유 원장은 “새우등·거북목 교정을 위해 평소에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등 부위의 날개뼈 사이를 16cm 이하로 좁힌다고 생각하고 등을 펴는 연습이 필요하다. 수건베개를 만들어 목 아래 부위에 대면 거북목 교정에 도움이 된다. 걸을 때는 팔을 뒤로 흔들어야 등 근육이 발달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등 부위의 날개뼈 사이 좁히기

등을 펴면 새우등과 거북목을 한 번에 교정할 수 있다. 등에 있는 견갑골 사이를 좁힌다는 느낌을 가지면 등이 펴진다. 바르게 서서 양팔을 좌우로 편다. 선서할 때처럼 팔꿈치를 90도로 굽힌다. 이 자세에서 어깨와 등을 뒤로 접듯이 하면 견갑골 사이가 좁아진다. 이때 턱을 당겨야 거북목이 교정된다. 턱을 당기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목을 든다. 목을 들면 목뼈 일부가 꺾여 더 좋지 않다. 이 자세는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도 할 수 있다. 1시간마다 10초씩 한다. 

ⓒ 시사저널 임준선

수건베개를 목 아래 부위에 대기

수건 긴 쪽을 중심으로 반이 되게 접는다. 이 상태에서 돌돌 말면 지름 약 7cm의 수건베개가 된다. 이 베개를 목에 받치면 된다. 주의할 점은 목 아랫부분, 즉 목과 어깨선이 만나는 부위에 수건베개를 위치시키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 때 수건을 길게 반으로 접고 다시 짧게 반으로 접는다. 그 수건을 침대에 놓고 척추가 그 수건에 닿게 반듯하게 눕는다. 물론 자면서 몸을 뒤척이겠지만, 등에 수건을 대는 것만으로도 굽은 등을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시사저널 임준선

팔을 뒤로 흔들며 걷기 

활기차게 걸으라고 하면 대개 양팔을 앞으로 크게 흔든다. 자세를 교정하는 걷기는 반대로 팔을 뒤로 많이 뻗는 모양새다. 앞쪽으로는 팔꿈치가 자신의 몸통을 지나지 않도록 한다. 팔을 앞으로는 조금 움직이고 뒤로 많이 흔드는 것이다. 또 대부분 다리만 뻗어 걷는다. 그러나 몸통 특히 엉덩이 힘으로 걷는다는 느낌이 드는 게 좋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보폭이 넓어지고 걸음도 활기차게 된다. 자동차로 치면, 전륜 구동이 아니라 후륜 구동인 셈이다. 

ⓒ 유재욱 제공

60초 바른 자세 유지하기 
아침·저녁 두 차례씩 연습해야 효과

① 벽에 발꿈치·등·뒤통수가 닿도록 선다. 5분 이상 이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등이나 뒤통수가 벽에서 떨어지면 등이 굽은 상태다. 

② 최대한 허리와 벽 사이에 빈틈이 없도록 바짝 붙인다. 아랫배에 힘을 줘서 골반을 뒤쪽으로 기울여야 허리를 벽에 붙일 수 있다. 

③ 어깨 뒷부분도 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만든다. 자칫 어깨가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가능하면 어깨가 내려가도록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 자세가 바른 서기 자세다. 

④ 이 자세에서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서 온몸에 힘을 뺀다. 온몸에 힘이 빠졌다는 생각이 들 때 그 자세를 유지하면서 벽에서 떨어져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온다. 이 자세를 유지하면서 걷는 것이 올바른 걷기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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