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前위원장 “文정부와 盧정부는 전혀 다르다”
  • 안성모·구민주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5 17:00
  • 호수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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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총선이냐 대선이냐는 다음 문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일이라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 출마를 포함해 정치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위원장은 4월2일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3월28일 시사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저런 요구가 오면 받아들일지 여부는 나중 문제다. 그 방법이 총선이냐 대선이냐는 다음 고민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27 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한 황교안 대표 체제에 대해 “아직 제대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은 미국에서 비대위원장을 맡느라 중단했던 집필 작업과 함께 향후 행보에 대해 고민할 예정이다.

ⓒ 시사저널 이종현

전당대회 과정에서 태극기 세력이 대거 입당해 세를 과시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신념과 다르다고 해서 고함지르고 야유하는 게 과연 보수일까. 그분들은 스스로를 보수라 하지만 내 눈엔 그렇게 안 보였다. 태극기 투쟁을 하시는 분들의 생각이 다 틀렸다고 보지는 않는다. 안타까웠던 건 표현 방법이 그래선 안 된다는 거였다. 우리가 미래로 가야 할 시점인데, 정부·여당도 그렇고 우리 당도 그렇고 자꾸 과거 얘기만 하는 게 참 부담스럽다. 계속 과거로 돌아가 그걸로 표를 얻으려 하고 상대를 공격하려 한다.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대한민국 정치권이 미래에 대한 구상과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이건 정치가 아니다. 정치라는 건 실현 가능한 꿈을 만들어 파는 거다. 그런데 팔 꿈이 없다 보니 과거를 기반으로 원망을 팔고 분노를 팔고 있는 거다.”

비대위원장을 마무리하면서 아쉬움은 없었나.

“아쉬움이 왜 없겠나. 좀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도 많았을 거라 생각한다. 계파 갈등도 좀 더 근본적으로 내려앉힐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정책적인 부분도 왜 좀 더 강하게 충격이 될 만큼의 얘기를 하지 않았었나 싶기도 하다.”

인적 쇄신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었지 않았나. 

“국민이 원하는 만큼은 못 했지만 적절한 선이라고 생각했다. 강하게 밀어붙였다면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못 하고 당내 갈등만 더 첨예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지금도 내 생각이 맞았다고 본다. 그때 의원들이나 당원들이 받아주든 안 받아주든 난 당이 철학이 있어야 하고 그에 기반한 꿈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그에 맞는 노력을 했다.”

황교안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로선 행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게 없다. 지금 전부 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입장이라서. 어찌 됐든 내 입장에선 여러 긍정적인 행위들이 일어나 줬으면 한다. 지지율은 사실 큰 변화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지지율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당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런 우려를 많이 하더라. 그런데 계속 오른쪽으로만 가진 않을 거다. 그렇게 되면 표를 잃지 않나. 수도권은 여전히 여당과 격차가 꽤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당이 민심과 동떨어질 정도로 우경화되는 건 스스로 자제할 것이라고 본다.”

상황이 녹록지 않으면 보수 통합 얘기가 다시 나오지 않을까.

“통합은 인위적으로 하자고 해서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한 그릇에 다 담으려고 하면 깨져버린다. 특히 야당 아닌가. 야당은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카드도 적은데, 억지로 한데 다 담으려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 크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과 관련해 계파 갈등이 반복되지 않을까.

“공천이든 인사든 잡음이 따르기 마련이다. 크든 작든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양상이 과거 계파주의와는 다를 것이다. 과거 당을 굉장히 괴롭힌 친박·비박 갈등은 많이 약화됐다. 구심점 자체가 없어지지 않았나. 그런 계파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황 대표를 친박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프레임을 좀 벗어났으면 좋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왜 계속 친박·비박으로 나누냐는 거다. 이미 시대적 의미를 상실한 프레임이다. 본인도 부정할 거다. 새 리더십이 나와 과거의 것을 새로운 것으로 덮으려 하면 그 노력을 좀 봐 줘야 한다. 황 대표도 남아 있는 과거의 불씨를 덮어야 하고 그런 길을 갈 것이라고 본다.”

황 대표와 얘기를 나누지 않았나.

“못 했다. 얘기할 것도 있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닌 것 같다. 미국에서 돌아오면 만나게 되겠지.”

하고 싶은 말이 뭔가.

“고생하라는 얘기지. 많이 참아가며 하셔야 할 거다. 인내!”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를 잘 계승하고 있다고 보나.

“현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굉장히 다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표를 달라고 하지만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다. 국가와 시장, 역사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다.”

골프 접대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우선 접대라는 표현이 마음에 안 든다. 공식적인 대회에 초대받은 거다. 만일 이게 접대라면 프로암대회는 다 접대라는 건데 세계적으로 프로암대회를 접대로 보는 나라는 없다. 그리고 경찰이 식사비, 상품권 등을 포함해 비용이 100만원에서 12만원 오버됐다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의혹을 피해서 미국에 간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이게 구속될 일인가. 피하긴 왜 피하나.”

대선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내가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나. 평생을 살면서 뭐가 돼 보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다만 이 세상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고 우리가 더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걸 막고 있는 것들에 대해 안타까웠고 불만이 많았다. 불만이 많아 이런저런 얘기를 계속하다 보니 뭘 맡게 됐던 것이다. 지금도 같은 상황인데 사람들이 내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 받아들일지 여부는 나중 문제다. 세상이 지금보다 더 잘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한데 그 방법이 총선이냐 대선이냐는 다음 문제다. 다음 고민이다.”

시대적 요구가 있다면.

“합당한 요구가 있다면 받아들인다. 난 뭘 할 때 성공과 실패를 별로 따지진 않는다. 비대위원장도 실패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었고 이걸로 내 인생이 망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이제 인생을 살 만큼 살았고 남은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한다. 덤이라서 함부로 살겠다는 건 아니지만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거다. 의미 있는 일이라면.”

향후 자유한국당을 떠나 정치 활동을 할 생각도 있나.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당을 떠날 순 없다. 당이라는 게 내가 반드시 타야 할 배 또는 열차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그 배나 열차를 어디로 끌고 가느냐는 또 다른 얘기다. 타야 할 배를 타는 거다.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 배와 멀어지진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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