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FCA코리아, '결함 차량' 제3자에 되판 정황 논란
  • 경기 = 서상준 기자 (sisa2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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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닛 흔들림' 결함 차량 환불 조치 후, 제 3자 판매 의혹
"시사저널 보도 당일 급하게 연락와서 전액 환불"
'결함 사실' 숨기고 처분 의혹…FCA본사 "처음 들은 얘기"

지프 체로키 수입·판매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코리아가 '차체 결함'으로 환불 조치한 차량을 제 3자에게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안전성 문제도 심각하지만, 회사의 방만한 운영 역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크라이슬러 지프 체로키에서 시동 꺼짐, 에어백 내부부품 문제 등 차체 결함 의혹이 제기됐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피아트크라이슬러 코리아 제공
크라이슬러 지프 체로키에서 시동 꺼짐, 에어백 내부부품 문제 등 차체 결함 의혹이 제기됐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피아트크라이슬러 코리아 제공

5일 시사저널 취재결과, FCA는 최근 '보닛 흔들림' 등 차체 결함 논란 후 환불 조치된 '지프 체로키' 차량을 제 3자에게 되팔았다. FCA는 시사저널 보도(관련기사 '[단독]"운행 중 보닛 들썩"..지프 체로키, 차체결함 의혹') 이후 논란이 예상되자, 급하게 환불 조치 등으로 수습한 뒤 결함 차량을 또 다시 제 3자에게 판매한 것. 

기존 소유자인 김아무개씨(55.경기 안산)에 따르면 보도 당일(3월21일) FCA 수원센터 측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구입 금액만큼 전액 환불받고, 해당 차량은 수원 전시장에 넘겼다.

김씨는 "FCA 수원센터장이 뭐가 급했는지 (보도 당일날) 몇 차례 전화가 왔다"며 "그날 차량을 갖다 달라고 해서 만났더니 (지프 체로키)구입할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누구에게 판매 할거냐'고 물었더니 "일단 아는 사람에게 팔고, 다시 해외로 수출하면 국내보다 1500만원은 더 받는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월 지프 체로키' 구입 후 '보닛 흔들림' 등 심각한 결함을 발견하고 크라이슬러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맡겼다. 서비스센터 측도 차량 결함을 모두 인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전문가는 "정상적인 차량의 경우 보닛이 고리에 걸려있는 상태에서 들썩거리는 일은 거의 없는데, 운행할 때 보닛이 들썩이는 것은 100% 하자이고 결함으로 볼 수 있다"고 단정 지었다.

이런데도 FCA는 해당 차량을 수리하거나 폐차 처리하지 않고, '결함 상태'로 제 3자에게 판매한 것이다. 차량 처분 과정에서 결함 사실을 숨기고 판매한 의혹도 추가됐다. 또한 FCA수원센터 측은 환불 조치 뿐만 아니라, 제 3자 처분 사실도 본사에 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처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FCA 본사 관계자는 "처음 들은 얘기"라면서도 "일단 사실을 확인을 해보겠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FCA는 지난해에만 차체 결함 문제로 미국 전역에서 자사 차량 480만대에 대해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지프 2개 차종 1939대에서 시동 꺼짐과 화재 발생 우려가 발견되는 등 결함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제작·판매자 등은 자동차를 판매할 때 고장 또는 흠집 등 하자에 대한 수리 여부와 상태 등에 대해 구매자에게 고지해야 하며, 교환 또는 환불 요구에 따라 반품된 자동차의 경우에는 그 사유를 포함해 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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