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사망,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누구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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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재벌 2세에서 각족 의혹 연루, 경영권 상실, 별세까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시사저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시사저널

가족 문제, 횡령·배임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월8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이날 새벽 0시 16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그의 나이는 올해로 70세였다. 숙환, 즉 오랫동안 앓은 병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많지 않은 나이에 조 회장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재계 등은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조 회장은 각족 의혹이 터지기 전까지 재계를 대표하는 2세 경영인이었다. 그는 1949년 3월 8일 인천에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복고,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이어 입사 후 6년 만, 31세에 상무로 승진했다.

1989년 한진정보통신 사장으로 사장 직함을 처음 단 뒤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지난 3월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 이사 연임에 실패하며 20년 만에 경영권을 놓게 됐다. 조 회장은 총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며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중개수수료를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가족 관련 각종 비판도 조 회장을 겨냥했다. 조 회장은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 이명희 씨와 1973년 결혼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을 낳았다.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으로, 차녀 조현민 전 부사장은 '물벼락 갑질'로 논란을 빚었다. 부인 이명희씨 또한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등에게 폭언·욕설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조 회장의 인생이 각종 비위와 논란으로만 점철된 건 아니었다. 과거 그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대한항공 사장이자 한진그룹 부회장으로서 보잉737NG(Next Generation) 주력 모델인 보잉737-800 및 보잉737-900 기종 27대를 구매 계약했다. 보잉은 감사의 뜻으로 계약금을 줄이고 금융까지 유리하게 주선했다. 당시 결정이 지금의 대한항공을 만든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아울러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에서 폭넓은 인맥과 해박한 실무지식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스카이팀 등 국제 항공업계를 이끌었다. 

기업 경영 외적으로도 활발히 움직였다. 조 회장은 대한체육회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직을 수락하고, 1년 10개월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110명중 100명 정도를 만나 평창 유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가 50번에 걸친 해외 출장 기간 이동한 거리는 약 64만km(지구 16바퀴)에 달했다. 이런 노력은 결국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으로 이어졌다. 2014년 7월부터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경기장 및 개폐회식장 준공 기반을 만드는 한편, 월드컵 테스트 이벤트를 성사시키는 등 평창 동계올림픽을 본 궤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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