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A 노선 놓고 벌어진 국토부와 주민 갈등 쟁점 넷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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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노선 일방적으로 변경해 주민 피해”
국토부 “노선 변경 불가피한 결정, 피해 없을 것”

시사저널은 4월10일 강한 민원이 예상되는 재개발 지역이나 부촌을 피해 상대적으로 민원 강도가 낮은 낙후지역으로 GTX-A 노선을 변경한 의혹을 단독 보도했다. 이후 GTX-A 노선 변경을 두고 국토부와 주민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주민들은 국토부가 자신들 몰래 노선을 변경해 안전과 재산상 피해를 입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주한미군 용산 미군기지 때문에 노선 변경이 불가피했고, 주민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쟁점 별 양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청담동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올해 초 GTX 노선 변경과 관련해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주택가 밑 지하발파 공사의 위험성과 주민 동의없는 노선 확정'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담동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올해 초 GTX 노선 변경과 관련해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주택가 밑 지하발파 공사의 위험성과 주민 동의없는 노선 확정'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주민 협의 여부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 “주민설명회 공고를 주요 언론이 아닌 구독률이 현저히 낮은 신문을 선택했다. 주민에게 주민설명회 개최 사실이 알려지지 않길 원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또 언론 공고 내용을 보면 노선 변경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노선 변경 사실을 모르는 주민들로선 설명회에 참석할 이유는 없다. 기존 계획대로 용산시민공원과 대로를 따라 노선이 지나가면 주민 피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도 단 4명에 불과했다. 사실상 제대로 된 주민 협의가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 수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의 주민설명회를 이렇게 엉터리로 진행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토부 : “정상적인 주민 협의과정을 거쳤다. 관련법에 의거해 주민설명회 일정을 잡고 이를 언론과 구청 홈페이지, 현수막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홍보했다. 주민 개개인에게 주민설명회 일정을 통보하는 방안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②노선 변경 배경

비대위 : “국토부 자료에는 노선 변경 이유에 대해 ‘용산구 한남재정비 개발지구 저촉이 다수 발생하며, 압구정 현대아파트 직하부 통과로 사유지 저촉이 다수 발생해 집단 민원 우려’라고 적시돼 있다. 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압구정 현대아파트 및 대단위주택단지 저촉을 최소화하고 한남재정비 촉진지구 저촉을 최소화해 민원 측면에서 유리한 기본계획안 선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결국 한남재정비 개발지구를 피하기 위해 후암동 노후주택가를,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피하기 위해 청담동 일대를 지나가도록 노선을 변경했다는 얘기다.

국토부 : “노선 변경의 근본적인 이유는 미군 때문이다. 후암동의 경우 당초 용산 미군기지 지하를 지나도록 노선이 계획돼 있었다. 미군기지 이전은 이르면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완료된다. 이와 관련해 미군에 지반을 조사할 수 있냐고 공식 질의를 했다. 그러나 미군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때문에 후암동 방향으로 노선 변경이 불가피했다.

 

③공법의 안전성 여부

비대위 : “국토부는 경복궁에서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핵심 도심지’로 설정하고 굴착식인 TBM 공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핵심 도심지는 해당 지역에 문화재가 많이 분포해 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TBM은 발파식인 NATM에 비해 비싸지만 진동과 소음이 적고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 안전보다 문화재 보전에 더 비중을 뒀다고 밖에 느낄 수 없다. 특히 후암동 주택가의 경우 주택의 70%가 지어진 지 30년이 넘는 노후주택이고, 청담동은 지하에 단층에 따라 암반이 으스러진 ‘파쇄대’가 다수 존재한다. 이런 지역에서 거주하는 주민들로선 발파 공법으로 터널공사를 진행할 경우 주택 붕괴나 지반침하 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 : “NATM 공법에 비해 TBM 공법이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어느 쪽이 더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암질과 지반에 대한 조사, 파쇄대나 지하수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자들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공법을 결정했다. 주민들이 제시한 유럽 사례의 경우 지반 상태가 달라 비교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토사층으로 이뤄진 유럽과 달리 한반도 지반은 단단한 연암·경암층이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

 

④구분지상권 설정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우려

비대위 : “GTX 노선이 지나가는 부동산에는 ‘구분지상권’이 설정돼 재개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인천시 삼두아파트가 그런 경우다. 이곳은 2015년 12월 시작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 지하도로 공사 과정에서 건물 균열과 지반 침하 등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삼두아파트 주민들은 재개발을 추진했다. 이후 인천시의 인허가까지 받아냈지만 국토부가 ‘구분지상권이 설정돼 있는 경우 분양을 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사실상 재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재개발이 진행되더라도 노선 위로는 아파트를 건립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예상되는 추정 손실이 2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 “삼두아파트 재개발이 가능한 지 여부에 대한 인천시의 질의에 관련법에 따라 ‘구분지상권이 설정돼 있으면 분양을 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맞다. 하지만 분양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시적으로 구분지상권을 해제하고 분양을 진행한 뒤 다시 구분지상권을 설정하는 방법도 있다. 구분지상권이 설정된 다른 지역에서도 재개발이 진행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올해 3월부터 내부적으로 구분지상권이 설정된 지역은 분양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아 현재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GTX 노선 상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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