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하나, 2010년 이전부터 대마초 흡입”
  • 김지영 기자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9 10:09
  • 호수 15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하나 지인 증언…“황씨, 친인척들에게도 대마초 공급”

재계 2·3세 일부 유학생들의 마약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져 부정적 인식을 확대시킨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씨 사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10년 사망한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전 명예회장은 슬하에 3남2녀를 뒀다. 황하나씨는 홍 전 명예회장의 둘째 딸인 홍영혜씨의 1남1녀 가운데 장녀다. 

경찰과 검찰의 현재까지 수사 결과를 보면, 황씨는 2015년 9월 여대생 조아무개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황씨를 비롯해 모두 7명이 입건됐지만 경찰은 황씨 등을 빼고 2명만 조사했다. 그리고 2017년 6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도 제기됐다. 황씨는 지난해에도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황하나씨가 4월12일 검찰 송치를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황하나씨가 4월12일 검찰 송치를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황씨는 경찰 수사를 거쳐 현재 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옛 연인이었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도 마약 복용 혐의를 받고 있다. 황하나 사태가 갈수록 확대되는 형국이다.  

황씨는 경찰과 검찰 수사에 비교적 잘 협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황씨가 마약에 처음 손을 댄 시점이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알려진 2015년보다 앞선 2010년 이전이라는 증언이 새롭게 나왔다. 황씨를 잘 아는 한 지인은 시사저널에 “(황씨는) 학맥 등으로 연결된 재벌가 2·3세들과 2010년 이전부터 어울려 다니면서 대마초를 많이 흡입했다”고 밝혔다. 황씨가 20대 초반 미국 유학 시절인 2010년 이전부터 대마초를 흡입해 왔다는 주장이다.

황씨의 지인은 이와 함께 “2010년 이전부터 황씨와 함께 대마초를 흡입한 ‘친구들’도 여럿 있다”고 밝혔다. 황씨의 ‘대마초 친구들’ 가운데는 재벌 2·3세들도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 창업자의 손자를 비롯해 서비스업체 회장의 아들, 대기업 명예회장의 손녀, 대기업 전 회장의 막내아들, 중견기업 사장의 아들과 또 다른 중견기업 회장의 아들 등이 황씨와 어울리며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들 재벌 2·3세를 잘 아는 인사는 “학맥 등으로 연결된 그들은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부터 함께 대마초를 피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 유학 시절 자신의 숙소나 호텔 등지에서 대마초를 흡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 머물 땐 주로 서울 강남 일대 클럽이나 자신의 승용차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고등학생 때부터 대마초나 엑스터시 등 마약에 손을 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가 4월17일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가 4월17일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황씨, 재벌 2·3세들과 함께 마약 투약”

중견기업 회장의 아들 측은 “경찰이 과거에 (회장 아들에게) 마약 복용 혐의가 있어 수사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마약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며 “(회장 아들이) 황하나를 알고는 있으나 오래전에 연락을 끊었다고 하더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황씨와) 알고 지낸 정도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황씨가 자신의 가까운 친인척들에게 대마초를 공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황씨의 지인은 “황씨가 ‘친인척들’에게도 대마초를 갖다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지난 2010년 초 재벌가 2·3세 유학생들의 마약 복용실태를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황씨의 지인이 최근 증언한 내용과 유사한 제보를 접했다. 이에 당시 기자는 황하나씨와 전화통화를 한 적 있다. ‘대마초 공급책’으로 알려졌던 황씨는 당시 “나는 마약에 손을 댄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친인척들’에게 마약을 주지도 않았다”며 상당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황씨의 지인들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황씨는 재벌가 자제들뿐 아니라 연예인들과 자주 어울려 다녔다. 그리고 그 일부와 마약을 함께 투약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