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JMS 기업 사냥 핵심 인물들 본지 취재 시작하자 출국
  • 송응철·김종일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9 13:00
  • 호수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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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실권자는 호주, 기업 사냥 실무자는 중국으로
주요 인사 검거로 검찰 수사도 본격화 전망

시사저널은 최근 ‘[단독] 종교단체 JMS, 대우조선해양건설 무자본 인수?(제1539호)’ 제하의 기사를 통해 JMS의 기업 사냥 의혹을 보도했다. 교단 핵심 인사들이 우량기업들을 연쇄적으로 인수해 자산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와 관련한 본지 취재가 본격화되자 기업 사냥의 중심에 선 인물들이 잇달아 출국했거나 시도하다가 중간에 붙잡힌 사실이 확인됐다. 교단 내 최고 실권자인 정아무개 JMS 부흥강사(본명 김아무개)는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기업 사냥의 실무를 전담한 한아무개씨는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해상에서 검거됐다.

목포해경은 4월14일 검찰 수사를 받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한 JMS 소속 기업 사냥꾼 한아무개씨를 해상에서 검거했다. ⓒ 뉴시스
목포해경은 4월14일 검찰 수사를 받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한 JMS 소속 기업 사냥꾼 한아무개씨를 해상에서 검거했다. ⓒ 뉴시스

일부는 해외 밀항하려다 덜미

호주로 떠난 정 부흥강사는 JMS 초창기부터 정명석 JMS 총재(현 고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여성이다. 정 총재가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10년의 수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설교문을 전달받아 대신 설교를 하는 등 교단을 대신 관리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는 그를 ‘성령분체(聖靈分體)’ ‘성령상징체’로 신격화하는 작업이 시작되며 교단 내 입지를 굳혔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정 총재가 교단 내 일인자지만 실질적인 권력자는 정 부흥강사로 알려졌다.

그는 기업 사냥과 관련해 피소인 명단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에 접수된 고소장에는 정 부흥강사의 지시 내지는 비호 없이는 기업 사냥이 이뤄질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가 현재 교단의 재정·행정·인사 등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흥강사는 돌연 출국하면서 주변에 “4월은 거의 해외에 머물 계획이니 얼굴이 보이지 않더라도 걱정 말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교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씨는 교단 내에서 가장 강한 권한을 가진 인물이지만 평소 겁이 많아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일이 많았다”며 “이번에도 검찰 수사 때문에 몸을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밀항을 시도한 한씨는 자동차 부품업체 화진을 인수한 뒤 자산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한씨는 수사 시작 이후 종적을 감췄다. 검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영장실질심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동안 화진 수사가 지지부진했던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하지만 한씨는 최근 JMS 기업 사냥에 대한 본지 취재가 본격화되자 오랜 잠적을 깨고 밀항에 나섰다.

목포해경에 따르면, 한씨는 4월12일 경남 거제시 고현항을 출항하는 예인선에 연결된 부선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중국 산동성 성성시였다. 목포해경은 선박 내에 밀항 의심자가 있다는 선장의 신고를 접수하고 긴급 출동해 선내 수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관실에 숨어 있던 한씨를 검거해 밀항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는 구속을 피하기 위해 일명 ‘기관장’으로 통하는 밀항 브로커에게 5000만원을 주고 밀항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한씨는 기존 횡령·배임 등의 혐의에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지게 됐다.

한씨는 해경에 검거된 직후 서울로 압송돼 서울남부지검 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검찰 수사 역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는 과거 증권범죄로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악명 높은 기업 사냥꾼 양아무개씨와 함께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과 등으로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양씨를 대신해 ‘행동대장’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양씨 수감 이후에는 독자 노선을 걸었다. 화진 이전에도 에스마크(옛 가희) 등 우량기업을 사냥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진 인수도 그의 ‘단독 작품’으로 전해진다. 시작은 2017년 7월 페이퍼컴퍼니인 메타센스를 통해 화진 최대주주와 지분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메타센스의 최대주주(100%)는 JMS의 김아무개 목사였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은 한씨가 행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화진 경영권을 확보한 직후 사업목적에 ‘금융투자업’을 추가하고 대여금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유출했다. 


다른 피해 기업과 JMS까지 수사 확대 전망

또 측근이 보유한 법인을 화진이 인수하게 하면서 수백억원의 매매대금을 건네기도 했다. 이를 위해 100억원대 전환사채(CB)를 두 차례  발행하기도 했다. 이렇게 빼돌려진 자산이 519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화진 주주들의 주장이다. 반면 본업은 철저히 외면했다. 이 때문에 화진의 주요 고객사이던 현대·기아차 등과의 자동차부품 거래 대부분이 끊겼다.

한씨에 대한 수사는 화진에 한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가 화진을 다른 상장사 인수에도 활용했기 때문이다. 인터불스와 에스마크 등 상장사와 대기업 계열사이던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이 타깃이었다. 한씨를 거친 기업들 대부분은 주식 거래가 중지되거나 상장이 폐지되는 등 회복이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 한 M&A 전문가는 “과거 기업 사냥꾼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 해외로 도피하는 것이 일종의 공식이었지만 지금은 트렌드가 상장폐지를 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며 “사냥한 기업의 상장이 폐지되면 주주들 대부분은 손실 보전을 위해 정리매매를 하게 되면서 문제를 제기할 이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사가 JMS까지 확대될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검찰은 현재 한씨가 주도한 기업 사냥의 ‘시드머니(Seed Money)’ 출처가 JMS라는 제보를 입수하고 이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에 연루된 목사들은 한씨에게 명의만 빌려줬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필요할 경우 교단 관계자들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JMS의 초창기 멤버로 30여 년 동안 간부로 생활하다 2009년 탈퇴한 김경천 목사는 “그간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변호사를 잘 써서인지 모르겠지만 잘 진행되던 JMS 수사가 갑자기 무마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기업 사냥 건은 아주 큰 문제인데 예전처럼 수사가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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