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여전히’ 박근혜 논쟁 중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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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전당대회·MB 보석 등, 때마다 ‘朴 소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치를 떠났지만,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국회 한 관계자는 잊을 만하면 정치권에 소환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후 2년여 동안 자유한국당은 끊임없이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며 갖은 논란과 이슈를 생산해왔고, 그 때마다 여야는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2년여 만인 4월17일,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전환돼 서울중앙지검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현재 ‘불에 데고,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을 겪고 있다며 형집행정지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러한 사실이 전해지자 정치권은 형집행정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시작했다.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악화를 거론, “수감 기간이 너무 길다”며 석방을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은 범죄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반대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문제는 과거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에 대한 해석 논쟁으로까지 다시금 번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이종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박근혜 논쟁’, 모든 이슈 빨아들이는 블랙홀

그동안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정치적으로 주요한 시점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석방에 대한 찬반 논란이 어김없이 등장하곤 했다. 이는 주요 이슈들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했다. 지난 12월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 선출 때와 2월 전당대회에서 출마 후보들을 평가하는 가장 중대한 잣대는 바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이었다. 

특히 2월 전당대회 당시 김진태·오세훈·황교안 세 당대표 후보들은 TV토론이나 현장 연설 때마다 '박근혜·탄핵·태블릿PC'의 주제를 갖고 공방을 벌였다. 후보들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의 정당성에 대해 O·X로 답했고, 그 답에 따라 당내 지지층들이 크게 요동치기도 했다. 이러한 후보자들의 입장에 자유한국당 외 다른 정당들 또한 반응했으며, 다시 정치권엔 한동안 ‘박근혜’ 이름이 떠돌았다.

4월1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4월1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朴 석방 요구로 정말 보수 대통합 가능할까

자유한국당 내 선거 뿐만 아니라 당 바깥에서 벌어지는 이슈에 따라서도 박 전 대통령 이름은 자주 소환됐다. 지난 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나자, 곧장 박 전 대통령의 출소 여부가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바로 “2년간 장기 구금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도 기대한다”는 글을 SNS에 올렸으며, 박 전 대통령 석방을 꾸준히 요구해 온 대한애국당 등 ‘태극기부대’도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

4월17일 ‘드루킹 사건’으로 구속돼 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보석신청이 허가되고, 같은 날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 소식이 전해지자 박 전 대통령 이름은 사흘 넘게 정치권에서 다시 뜨겁게 거론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이) 몸도 아프신 데다 이렇게 오랫동안 구금된 전직 대통령도 없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내년 총선에 앞서 보수 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에선 오히려 당내 박 전 대통령 석방 요구가 커질수록 더욱 보수 분열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일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친박·비박 간 분열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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