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재활용처리업체들도 상반된 목소리
  • 경기 김포 = 구민주·박성의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4.23 09:00
  • 호수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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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기준(접착식 라벨 권고)이 현실적으로 적합” vs “환경부 기준은 환경에 역행, 비접착식으로 바꿔야”

페트병에 달린 ‘접착식 라벨’과 ‘비접착식 라벨’. 어느 쪽이 실제 재활용 현장에서 처리가 용이하며,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까. 정확한 답변은 재활용 전 과정을 매일 지켜보는 재활용처리업체들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국 22개 재활용처리업체마다 주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환경부의 정책에 동의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이에 반대하는 입장의 업체 목소리도 있다. 반대 측 업체는 환경부를 의식했음인지 인터뷰 과정에서 익명을 요청했다. 

 

“환경부 기준(접착식 라벨 권고)이 현실적으로 적합”
맹성호 준영산업 대표

왜 접착제를 사용한 라벨이 시중의 비접착식 라벨보다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일반인들은 접착제 없는 비접착식 라벨을 쓰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텐데 그건 제거가 완벽히 됐을 경우다. 분쇄한 비접착식 라벨은 병 조각과 같이 물에 가라앉아서 섞인다. 그걸 다 제거해 줘야 해서 같은 공정을 여러 번 거친다. 물에서 분리 안 된 라벨을 떼려고 풍력선별기를 반복 사용하는데 페트도 같이 손실된다. 이는 비용을 높이고 효율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비접착식 라벨의 경우 풍력선별기를 이용하면 대부분 병과 라벨이 바로 깔끔하게 분리된다고 주장하는데. 

“분리가 되긴 하는데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데 물에 떠 페트병과 바로 분리되는 접착식 라벨의 경우 풍력선별 자체가 필요 없다. 분쇄 후 물에 담그면 입자가 작든 크든 다 분리된다. 공정이 더 간편하고 단순해진다.”

접착제를 녹여 없앨 때 그냥 물이 아니라 가성소다(NaOH)가 첨가된 소위 ‘양잿물’을 쓰는데 문제가 없나.

“가성소다를 쓰는 이유는 접착제 제거도 있지만, 페트병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페트병이 수거, 선별돼 재활용 공정에 들어가기까지 1~3개월 동안 병 속 이물질이 다 고착된다. 그걸 제거해 줘야 하는데, 방법은 결국 세제 넣고 온수에서 삶는 것밖에 없다.”

“환경부 기준은 환경에 역행, 비접착식으로 바꿔야”
A재활용처리업체 ㄱ대표 

왜 환경부 방향과 달리 비접착식 라벨 생산을 주장하나.

“페트병에 남은 접착제 녹이려고 가성소다 넣은 물(양잿물)에 끓이면 제2, 제3의 환경오염 우려가 크고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일본은 대부분 비접착식 라벨을 쓰다 보니 이런 공정을 거칠 필요가 없고 아주 심플하다. 다른 나라들은 이미 다 비접착식으로 가고 있는데 왜 우리 환경부만 시대를 역행하는지 모르겠다.”

양잿물이 병을 세척, 소독하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선 안 쓴다. 페트병이 이 물에 들어가는 순간 표면에 가성수소 성분이 다 박혀버리고, 페트의 분자고리를 끊는 역할을 해 병의 질도 매우 낮춘다. 병의 황변(누렇게 변함)도 나타나 원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인 코리아’라고 하면 일본 것보단 페트 값이 확 떨어지는 게 이 때문이다.”

반대 측에선 오히려 비접착식 라벨이 병과 딱 달라붙어 재활용 가치를 낮추고 처리 과정도 복잡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비접착식 라벨이 잘 안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병과 라벨을 조각내 끓는 양잿물에 담갔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접착제도 안 썼는데 비접착식이 병에서 왜 안 떨어지겠나. 끓는 물에서 비접착식 라벨 조각은 수축해 동그랗게 말린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병 조각과 분리가 어려워진다. 애초에 접착식 라벨을 안 써서 끓는 물에 넣을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 비접착식 라벨은 조각 안 낸 ‘원형’ 상태로 풍력선별기에 몇 번 넣으면 병과 깔끔히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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