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바른미래당, 1+1은 마이너스 3”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4.26 15:00
  • 호수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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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안철수 돌아와도 설 자리 없어”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비례대표)과의 대담이 있었던 4월23일 오후 2시30분. 대담 도중 보좌관이 “급하게 보고드릴 게 있다”며 방문을 열고 들와서는 “의총 결과가 나왔는데 찬성 12명, 반대 11명이었다”고 보고했다. 당시 바른미래당은 국회에서 소속 의원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제 패스트트랙 동참 여부를 당론으로 결정하기 위해 의총을 열고 있었다. “유승민 의원은 ‘당의 진로를 고민해 보겠다’고 기자들에게 말했고, 이언주 의원은 잠시 뒤인 3시에 탈당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한다.” 보고를 듣자 이 이원은 큰 소리로 웃으며 “생각보다 빨리 무너지겠네”라며 “보수대통합을 주도한 사람이 이언주 의원인데, 그 사람이 가장 먼저 당을 뛰쳐나간 것이 지금의 바른미래당 현실”이라고 말했다. 

ⓒ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박은숙

당내에서 이 의원은 위치가 애매하다. 소속은 바른미래당이지만 지난해 1월28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로부터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안 대표는 이 의원을 포함해 현역의원 16명 등 총 179명에게 무더기로 징계를 내렸다. 이 일로 박지원 의원 등 징계를 받은 상당수 지역구 의원들이 통합신당 대열에 함께하지 않고 민주평화당을 창당했다. 이 의원 역시 민주평화당 의원들과 계속 모임을 가졌지만 당이 제명하지 않아 아직까지 소속은 엄연히 바른미래당이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라는 이질적 성격의 정당이 의원 수만을 생각해 합쳤지만, 1 더하기 1이 플러스 3이 아닌 마이너스 3이 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애초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정치를 위해서도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을 견제하는 4당 체제로 갔어야 했다”며 당 해체를 아쉬워했다. 분당 위기로 치닫는 상황에 대해 이 의원은 “교섭단체라는 온실을 떠나 광야로 나갈 수 있는 정치인은 몇 안 될 것”이라고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무더기 탈당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바른미래당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에 버금가는 돈을 선관위로부터 받았지만 사용된 선거비는 세 당 중 가장 적다”면서 “지금 당에 50억~60억원의 돈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제 발로 나가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손학규 대표 퇴진이 문제가 아니라, 그다음에 누가 당을 리드할지가 더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 결국 각자도생할 것”

독일에서 유학 중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조기 당 복귀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돌아와도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라는 정치인은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해 다른 사람과 대화가 되지 않을뿐더러 고집도 센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안 전 대표가 현실정치에 복귀하는 이유 역시 “비례대표 13명이 있어 국가로부터 받게 되는 당 운영비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 등 호남계 의원들이 추진하는 민주평화당과의 ‘제3지대 합당’에 대해서도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의원은 “유승민 등 일부 개혁보수 성향 의원이 무소속으로 도전해 보면 몰라도 지금과 같은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성공하기 힘들다. 아마 소속 의원 모두 각자도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태동부터가 잘못됐다”며 “시작이 불법이니 끝도 이 모양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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