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지옥 자카르타 ‘수도 이전’, 인니 내 찬반 팽팽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2 15: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선 성공한 조코위 정부의 첫 공약 이행사업 추진
수도 이전 비용만 38조5000억원 들어

문재인 정부 '신남방 정책'의 핵심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최근 치러진 대선에서 ‘안정’을 선택했다. 현지 언론은 4월17일 치러진 대선에서 현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대통령이 야당 후보로 나선 프라보워 후보에게 10%이상 앞섰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조코위 대통령의 과반득표는 무난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발표는 오는 5월22일로 예정돼 있다. 콤파스 등 현지 언론은 출구조사를 토대로 조코위 대통령이 54~55%, 프라보워 후보는 44~45%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4월18일 자카르타 프레스센터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이날 인도네시아 언론은 출구조사를 토대로 조코위 대통령이 54%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도했다. ⓒ연합포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4월18일 자카르타 프레스센터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이날 인도네시아 언론은 출구조사를 토대로 조코위 대통령이 54%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도했다. ⓒ연합포토

대선 이후 조코위 대통령은 첫 공약 사업으로 ‘수도이전’을 결정했다. 4월29일 로이터 등 서방언론은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조코위 대통령이 조만간 수도이전을 발표할 거라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밤방 브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은 4월29일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자바섬 외부로 수도를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조코위 대통령이 각료 회의 전 연설에서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발전을 위해 앞날을 내다보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수도를 옮기기 위해선 철저하고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새 수도 후보지로는 자카르타 북동부와 중부가 주목받고 있다. '안타라통신'은 “새 수도 후보지로 자카르타에서 동북쪽으로 900㎞쯤 떨어진 팔랑카라야(Palangkaraya)가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 수도인 자카르타는 인구 1000만명이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 최대 도시다. 자카르타가 포함돼 있는 자바섬에만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60%가 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자카르타는 극심한 교통 체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밤방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카르타의 인구 과밀에 따른 교통 혼잡으로 연간 100조 루피아(약 8조19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매년 도시 곳곳이 물에 잠긴다. 2013년 1월 우기 때 물에 잠긴 도시 중심지 모습. ⓒ연합포토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매년 도시 곳곳이 물에 잠긴다. 2013년 1월 우기 때 물에 잠긴 도시 중심지 모습. ⓒ연합포토

수십년 간 계속된 난개발로 도심 곳곳이 매년 물에 잠기는 것도 문제다. 로이터는 수도이전 계획을 보도하면서 지난 30년 간 자카르타가 13피트(약 4m) 가량 주저앉았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은 해수면과 맞닿아 있다. 네덜란드 외무부는 오는 2050년까지 자카르타 해수면이 5피트(약 1m50㎝) 가량 추가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카르타가 해외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꼽은 ‘최악의 수도’에서 매년 상위권에 랭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역이 골고루 발전되기 위해선 자바섬 이외 지역을 개발하는 게 급선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 이전을 검토하는 데는 이런 정치적 계산법이 깔려 있다.

 

'불의 고리' 위에 있어 지진에 취약

자카르타가 ‘불의 고리’로 불리는 지진대 위에 있다는 점도 이전을 검토하는 이유다. 지난해 1월에는 자카르타, 반둥 등 서부자바 지역에 진도 6.1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인도네시아 의회는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팔랑카라야로 이전하는 것을 찬성한 바 있다. 칼리만탄 섬(보루네오섬)에 있는 팔랑카라야는 인도네시아 중부와 동부 지역 개발의 교두보와 같은 곳이다. 현재 중부 칼리만탄 주정부는 수도 이전을 위해 팔랑카라야, 카팅안, 구눙마스 일대 50만 헥타르의 땅을 준비 중이다.

2017년 11월9일 오후  자카르타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한-인니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한 공동비전성명'을 발표했다. ⓒ청와대
2017년 11월9일 오후 자카르타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한-인니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한 공동비전성명'을 발표했다. ⓒ청와대

문제는 천문학적인 이전비용이다. CNN은 미 앨라배마 A&M대 지역계획학과 데덴 루크마나(Deden Rukmana) 교수의 말을 빌려 정부기관과 대사관 등이 이전하면서 수도 이전비용으로 330억 달러(약 38조5000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내부 반대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정부의 수도이전 계획이 교통 등 도시 문제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수단이 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계획은 2008년부터 추진돼 왔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치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반대로 수도 이전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은 긍정적인 효과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