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자, 日 전범기업 국내자산 매각신청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2 10: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제철·후지코시 주식 현금화…일본 측 반발 예상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국내에 묶여 있는 일본 기업의 자산을 팔아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실제 자산매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1월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열린 신일철주금(구 일본제철)과 후지코시에 대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청구 소송설명회에서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왼쪽 두번째)가 소송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월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열린 신일철주금(구 일본제철)과 후지코시에 대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청구 소송설명회에서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왼쪽 두번째)가 소송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피해자 대리인단은 5월1일 “압류돼 있는 일본제철과 후지코시(일본 군수기업)의 국내 자산을 매각해 달라”는 신청문을 각 지방법원에 냈다. 해당 자산은 일본제철이 과거 포스코와 국내에서 세운 합작법인 PNR의 주식 가운데 일본제철의 몫인 19만4794주, 그리고 대성나찌유압공업(현 대성산업) 주식 중 후지코시가 갖고 있는 7만6500주다. 이들 주식은 액면가 기준으로 총 17억3900만원으로 추정된다. 

주식 현금화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1인당 1억원을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이행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거론된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각 대상이 비상장 주식이라 시가를 매기기가 어려운 점은 걸림돌이다. 때문에 회계법인 등 감정기관을 통해 감정가를 결정해야 한다. 그 다음엔 매각공고를 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원래 소유주인 일본기업 측이 이의 소송을 제기하면 또 매각이 지연된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최소 6개월이 지나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 마찰도 넘어야 한다. 5월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에 ‘일본 기업의 자산이 매각되는 사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날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 역시 한국에 항의의 뜻을 전하라고 지시한 걸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자산매각이 신청된 5월1일은 일본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로 레이와(令和) 시대가 출발하는 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일왕에게 축전을 통해 “한일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위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을 두고 첫날부터 양국이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