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북한이 도발한 이유는 일본 때문이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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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도발 강행한 북한의 노림수는?

[정두언의 시사끝짱]

■ 진행: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국장
■ 대담: 정두언 전 의원,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
■ 제작: 시사저널 조문희 기자, 한동희 PD, 양선영 디자이너

 

소종섭 편집국장(소): 북한 변수가 또 다시 돌출했습니다. 정 의원님, 지난 5월4일 북한에서 ‘발사체다’, ‘미사일이다’ 논란은 많은데 어쨌든 원산 부근에서 동해상으로 여러 발의, 북한 표현대로라면 ‘신형 전략무기’를 쐈습니다. 북한의 의도. 어떻게. 정 전 의원님 국방위원장도 지내셨잖아요.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 발사체?

정두언 전 의원(정): 일단 우스운 건 지금 방송 시점으로 (발사한 지) 3일 째(녹화시점 5월7일 기준)인데도 아직도 연구 중이라는 거 아니에요. 

소: 분석 중입니다. 지금도. 지금 이 시간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배): 영구 없다는 거 아닌가요.(웃음)

정: 이걸 어떻게 규정하고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 정리가 안 된 거죠. 그걸 모르고 있다는 건 말이 안 되죠. (북한이 발사한) 바로 직후에 미사일이라고 얘기가 나왔거든요. 그러다 발사체라고 수정하고. 나중에는 북한에서 전술유도무기라고 얘기하면서 애매하게 가고 있는데. 이해는 가죠. 곤혹스럽죠. 미국이나 우리나. 하지만 이걸 북한이 레드라인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의 도발을 한 거란 말이에요.

소: 일단 북한이 어느 정도 도발했다고 보시는 군요.

정: 도발했죠. 유엔 제재 위반이죠.

소: 왜 이 시점에서.

정: 미국은 지난번 하노이 회담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1년 후에 보자고 했어요. 1년 동안 제재를 경험해봐라(는 취지겠죠). 근데 북한은 1년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걸 보여준 거죠. 힘들고 급하다는 거죠. 판을 흔들어서 대화를 다시 하고 싶다는 걸 표현한 거죠.

배: 방송에 나온 표현 중 신형전술유도무기라고 하면 미사일입니까, 발사체입니까.

정: 새끼 미사일이라는 표현도 있던데.(웃음)

소: 북한에서 만든 용어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만든 것 같아요.

배: 일각에서는 이게 홍길동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것처럼, 미사일을 왜 우리가 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하느냐. 현대판 홍길동전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러 가지 영상 데이터를 보면, 화면에 탄도가 나와 있고 속도, 고도 이런 게 나와 있고 오차까지 나와 있다고 하거든요. 전문가 분석도 한결 같이 러시아가 개발했던 이스칸데르의 북한판이라고 얘기하는데.

소: 제가 찾아봤어요. 이스칸데르. 지대지미사일인데, 저고도로 날아가는 거예요. 지그재그 비슷하게 날아가다가 목표물에 가까이 가서 급상승해서 거기에서 떨어져서 타격하는 거거든요. 그러다보니까 미국에서도 러시아 미사일에 대한 탐지를 사실상 못하는. 사거리 500km되는.

정: 우리나라 사드하고 패트리어트로 못 막는다는 거예요.

소: 현재로서는 우리나라 무기체제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냐, 아니냐. 둘러싼 논란도 있었죠.

배: 여러분은 두 무기 전문가의 국방토크를 보고 있습니다. 

정: 분명한 건 9.19 군사합의는 위반이죠. 지상, 해상 어디에서든 군사 위협적 행동을 못하게 했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당연히 위반이죠. 남북 대화해서 쌓아올린 게 이제 깨지기 시작한 거죠.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는, 불안하나마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정착시켰다는 거 아니에요. 근데 이게 다시 위협받는다고 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도 크게 위협받는 거죠.

소: 북한의 발사가 단발적인 게 아니라,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이런 도발이 또 나올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정: 그러기 전에 대화가 시작되는데 엉뚱한 데서 시작된다는 거죠. 

소: 무슨 의미입니까?

정: 북한하고 일본하고 대화를 시작해요. 

 

북, '문재인 패싱'하고 일본 손잡나

소: 북일 간 대화 시작될 수도 있다.

정: 9, 10일 경에 일본의 스가 관방장관이 미국에 가서 북한 고위층인사와 면담한다는 보도가 나와 있고. 이미 아베도 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얘기했단 말이에요. 미국 일본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본에게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 권한을 위임한 거죠. 일본하고 북한하고는 현안이 있잖아요. 납북자 문제가 있고, 청구권 배상문제가 있고.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파트너가 등장한 거예요. 미국은 1년 후에 보자고 일단 공을 넘겼고. 한국으로서는 제재 완화 주장은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고. 일본하고 북한하고 대화하면서 뭔가 국면 전환을 할 가능성이 엿보이는데 그런 과정에서 이게 재촉하느라고 쏘아올린 게 아닌가.

소: 그렇다면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금 한일 관계도 아주 안 좋은 상황이고 북한에서 군사적 행동을 하면 할수록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커질 것이고. 북일 관계가 접근해가는 식으로 간다면 문재인 대통령으로서 답답한 국면으로 가는 거죠.

정: 답답하죠. 비핵화 국면에서 남한이 고립된 형국이에요. 한미동맹도 흔들리고 있죠. 중국하고도 관계가 악화됐죠. 남북한이 다 같이 고립돼 있죠. 이상하게 그렇게 되어 버렸어요. 의도치 않게. 북한은 이 고립이라는 것을 일본과 타개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이건 우리 외교가 풀어야 할 숙제인데. 아무런 조치가 없어서 문제이죠.

배: 대북이슈 큰일났다고 할 수밖에 없는데 국민들도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게 문제거든요. 지난 달 30일, 이달 2일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정부주요정책에 대한 평가를 보면요. 대통령이 그래도 다른 것 중에서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게 대북 정책이었거든요. 그런데 지난 6월 말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에 급격히 (국정지지에 대한) 긍부정이 가까워집니다. 그래서 가장 최근 발표된 이번 조사에서는 긍부정이 차이가 나지 않거든요. 또 같은 조사기관에서 물어왔던 것이, 북한의 비핵화합의에 대해서 얼마만큼 신뢰하느냐 하면,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건 좋은데 비핵화 합의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히 우리 국민들이 반신반의하는 결과가 나와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김 위원장이 느닷없이 미사일이든 발사체든 쏘아댔다는 건 우리 국민으로서는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고요. 남북관계를 이끌어 갈 때, 곤혹스러운 상황.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국민들이 민심 잃을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대통령 대북 관계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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