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거리 나선 황교안, 장외투쟁인가? 대선운동인가?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05.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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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장외투쟁 본격화

[정두언의 시사끝짱]

■ 진행: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국장

■ 대담: 정두언 전 의원,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소종섭 편집국장(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른바 장외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쭉 이어지는 이른바 방방곡곡 민심 파고들어서 여러 가지 그런 반정부 투쟁을 하겠다, 선언했는데 정두언 전 의원님, 배종찬 소장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난번에 이른바 공중전이죠. 부산역, 대전, 광,주 이렇게 일곱 군데 정도 집회를 가졌고 그리고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삭발이 있었고. 그러고 나서 이제는 지역 하부 단위까지 깊숙이 들어가겠다, 마을 회관이라든지 시장을 방문하면서 전쟁으로 치면 이제 지상전을 한 달 정도 하겠다,면서 장외투쟁을 본격화했는데. 정두언 전 의원님. 이거 잘하고 있는 겁니까.

정두언 전 의원(정): 장외투쟁은 명분이고요. 실질적으로는 야당 내 지도자로서 위치 굳히기, 선거 캠페인을 하고 있는 거죠. 명분을 장외투쟁에 맞춰가지고. 그러니까 장외투쟁은 이번 세대에는 안 맞아요. 요즘 같은 때 장외 투쟁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모이지도 않고 기껏해야 당원들과 열성 지지자들이 모여서 으쌰 으쌰 하는 거거든요. 언론에서 다뤄주는 게 조금 플러스알파가 되는 정도. 결국 당내에서 위상 굳히기죠. 더군다나 날도 좋은데 얼마나 좋습니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걷고 자전거 타고 건강에도 좋고 자기 지지기반 굳히기에도 좋고. 황교안 대표는 무주공산 속에서 야권 지도자 굳히기에 들어갔다. 사실상 대선 운동에 들어갔다.

소: 이미 대권 플랜을 가동한 것이고, 사실상 대선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배 소장님은 어떻게 보세요?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배): 장외투쟁을 하게 되는 큰 이유는 보수층 결집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황교안 대표 같은 경우에는 매일매일이 대선인 거죠. 당 대표를 목적으로 해서 정치판에 뛰어든 것은 아닐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정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대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대선후보로서 역대 대통령이 된 보수 인물 또는 보수 후보자들과 비교해보면 황교안 대표의 지지기반이 아주 확고한 건 아닙니다. 과거에 YS,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들을 보면 특정 지지층에 대해서는 더 이상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력한 기반이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장외투쟁을 통해서 관련된 지지층의 결집을 노릴 수 있는 효과는 있을 겁니다. 영남 지역, 50~60대 이상, 중도 보수. 이들은 반드시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결집해야 하는 그런 유권자이기에 이들에게 좀 더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서는 현장을 가는 게 유리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이 타 지역이라고 해서 충청도, 서울이라고 해서 영남이라고 우리가 보수성향이 강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들 성향을 가지고 있는 또 이 출신 지역의 인물들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 현장을 다니면서 당내, 원내 지역구 의원들하고 조직력을 강화시킨다는 측면에서도 황교안 대표로서는 이 장외투쟁이야말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소: 여러 명분을 내세워서 사실상 합법적인 선거 운동 한 틀로서 이용하는 것 아니냐.

정: 꿩 먹고 알 먹고. (웃음)

소: 광주 방문했을 때 물세례 받았잖아요. 그런 부분도 사실 굳이 그 시점에서 광주에 가서 당연히 비판이나 항의가 있을 걸로 예상했는데 일부러 가서 그런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어요.

정: 설마 일부러 갔겠어요. 그런 사태를 예상은 했었겠죠. 본인은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로 임했을 거 같은데. 어쨌든 그런 부분이 개인적으로 본인이 많이 느꼈으면 좋았을 뻔했다. 광주 문제가 자유한국당에게 커다란 멍에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거꾸로 가버렸거든요. 5.18 망언의 경우. 합리적으로 호남 민심을 두드리는 선에서, 다독이는 선에서 풀어줬어야 하는데 너무 미온적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극렬한 저항에 부딪히지 않았나. 그런 성찰을 하고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소: 황교안 대표가 그런 점 있지 않습니까. 어쨌든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한지 두 달 조금 더 지난 시점인데. 안정감이라고 할까. 기존에 홍준표 대표라든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라든지. 여러 운도 따랐겠지만 그런 부분에서의 안정감. 이런 것들이 황교안 대표의 현재 당에서의 위치나 이런 부분에 일정하게 기여하는 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 차기 대선후보로서 경쟁력 가지는 걸 보면 이낙연 총리는 범 진보진영에서 차기 대선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총리직을 수행한다고 하는 것은 정부에서 국정 경험을 가지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 반면에 항상 뒤따라 다니는 건 공무원으로서 트라우마입니다. 강한 충격에 부딪히면 못 견뎌낼 거야. 지금도 어떻게 보면 황교안 대표가 보여주는 모습도 본인 스스로가 그런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주변의 조언을 뒤따랐었던 거 같은데. 가서 직접 사람들과 부딪치다 보면 전투력이 점점 생길 수 있거든요. 5.18 망언으로 논란이 됐던 정당에서 아무런 메시지도 없이 갔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정치 윤리상으로. 이 트라우마를 본인이 강하게 돌파하려고 하는 전략이 깔려있다. 결국 이것이 가질 수 있는 효과는 호남 민심은 못 가지는 거거든요. 결과적으로 이른바 서성격동이 되는 거죠. 성동격서인데 다른 의미로 성서격서가 되어버리는 거죠. 호남에서 물벼락 맞은 것이 자칫 그걸 보고 있는 보수 쪽 유권자들이 강남 유권자들이 그렇다면 우리가 황교안 대표를 지지해줄 수 있다. 사실 이건 80년대 대선에서 바라본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거든요. 그런데도 그런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전통적인 과거 방식의 유세정치 형태를 띠고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할 수 있는 거죠.

소: 지난번에 광주 가고 나서 부산 방문. 닷새 만에 부산 두 번 방문했거든요. 결국 내년 총선에서의 최대 격전지를 PK. 부산 경남이라고 보고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해석하는 시각도 있던 데요. 정 의원님. 어떻게 보세요.

정: 아까 여론조사에서 빠졌지만 지금 지역적으로 부울경이 지역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많이 빠지고 있거든요. 상대적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텃밭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거기에서 출발하는 게 맞죠. 부산이 대도시이기 때문에 사람 모으기도 쉽고, 출발점도 되고 그래서 자꾸 부산에 가는 건데. 저희 한나라당 시절에 꼭 부산에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거꾸로 올라오고 그랬죠. 그때 패턴으로 다시 돌아간 거나 마찬가지인데. 어쨌든 한 달 정도는 갈 겁니다. 그러니까 5월 말까지는 가서 5월 말쯤에 국회에서 다시 여야 간에 대화가 시도될 것이고. 그 무렵까지는 장외투쟁 또 개인 캠페인이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 이게 어쨌든 민주당에서도 비판했는데 황교안 대표로서는 본인 선거운동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런 점도 있겠지만 국회를 제쳐 놓고 자유한국당이 장외에서 투쟁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 시선도 곱지 않은 부분도 있고. 그 뒤로 어떤 명분으로 국회에 복귀할 것이냐. 복귀한다고 해도, 바로 7월부터 날 더워질 거니까 휴가 정국 들어가고 그러면 올 상반기에 과연 어느 정도 입법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참 의문인데.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 출구가 어떻게 마련될 수 있을까요?

배: 가장 중요한 건 경제 이슈라고 봅니다. 지금으로선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도 있고요.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걸로 보이고. 시기적으로 5월에 민감한 여러 현안이 많은데 물러설 경우에 지지율이 타격받을 수 있는 그런 우려를 자유한국당 쪽에서 한다고 보고요. 지금은 단기적이긴 하지만 장외투쟁에 대한 지지층 결집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끌고 갈 거라 보고.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국회에서 하는 일은 아무것도 하는 게 없냐, 오로지 장외투쟁이냐. 적어도 현 정부에 경제정쟁에 대한 공격을 하면서 자유한국당은 적어도 경제에 신경 쓰는 정부라는 걸 보여주려면 다음 회기에는 돌아와야 하거든요. 5월 말이나 6월 말에는 돌아올 수밖에 없거든요. 상반기에 법안 통과가 돼야 하반기에 낙수효과를 있을 수 있거든요.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에 대한 비판도 있겠지만 자유한국당은 뭐 했느냐, 제1야당으로써. 그렇다면 적어도 자유한국당에서 내걸 수 있는 명분은 경제 때문에라도 국회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시기적으로는 5월 말 6월 초정도 되지 않겠나.

소: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을 계속하다 보면 정치적 부담이 있을 거고. 여권 입장에서도 굉장한 부담이거든요.

정: 여당이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여당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야죠.

소: 어떻게.

정: 제가 생각할 때는 소 취하 카드밖에 없어요. 선진화 법 위반 굉장히 중하잖아요. 거의 5년 이하 1000만 원 이하 이렇게 되는데. 사실 그게 은근히 심각하거든요. 지금 전전긍긍하고 있을 거예요. 물론 소 취하한다고 해서 친고 죄가 아니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중단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여당에서 그런 제스처를 취해야지 자유한국당이 들어 올 명분이 생기지 않나.

배: 일각에서 얘기가 패스트 트랙이 지정되는 마지막 날에 보좌진을 비롯해서 강력한 저지를 할 수 없었던 것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에 대한 수사와 결과가 상당히 중해서 내년 총선 지형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일각에서 얘기하는 게 어느 정도 위협이 될까요. 

정: 처음에는 뭣 모르고 시작한 거 같아요. 설마 하고. 막판에는 회의장에 열렸는데 가서 제지도 못하잖아요. 뒤늦게 '큰일 났구나' 놀랐죠. 나경원 원내대표가 그렇게 또 얘기했잖아요. 나를 제외하고 다 풀어 달라. 그러니까 이번에 기소가 되면 공천에도 영향을 주고 당선이 된다 하더라도 낙마할 가능성이 있고. 상당히 심각하죠.

소: 풀리려면 여야 간 물밑 대화도 진행되어야 하고요. 물론 8일 민주당 원내대표가 선출됐으니까 누가 됐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러면 거기서부터 뭔가 물꼬가 트일 거라는 기대도 있는데. 이게 참 국민들 입장에서는 소를 취하하든 어떻게 하든 자유한국당도 장외투쟁일 접고 민주당도 대화와 타협의 국정운영을 하면서 싸워가면서 입법 성과를 만들어가는 그런 걸 바라는 게 국민들 마음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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