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납치됐던 한국인, 315일 만에 풀려나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5.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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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靑 안보실장 “UAE 적극 지원 계기 결정적”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 연합뉴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 연합뉴스

리비아에서 납치됐던 60대 한국인 주아무개씨가 피랍 315일 만에 무사히 풀려났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5월17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7월6일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인 ANC사 캠프에서 무장괴한 10여명에게 납치된 우리국민 주씨가 한국시간 어제 오후 무사히 석방됐다"고 밝혔다.

당초 주씨와 필리핀인 3명 등의 피랍 사실은 한동안 정부의 엠바고(뉴스의 보도를 일정 시간 미루는 것)로 숨겨졌다가, 페이스북을 통해 납치된 인원들의 동영상이 올라오며 세상에 공개됐다. 주씨를 납치한 세력은 리비아 남부지역에서 활동하는 범죄 집단으로 확인됐다.

정 실장은 "우리 정부는 피랍사건 발생 직후 외교부·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범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리비아 정부는 물론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 우방국과 공조해 인질 억류지역 위치 및 신변안전을 확인하면서 석방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월 말 서울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씨 석방 지원을 약속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 이후 UAE 정부가 사건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씨가 풀려나게 하는 성과를 끌어냈다고 정 실장은 설명했다. 정 실장은 "정부는 우리 국민 무사 귀환을 위해 힘쓴 우방국에 감사를 전한다"며 "특히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주씨 석방에 결정적 역할을 해준 UAE 정부와 모하메드 왕세제께 정부와 문 대통령의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현재 주씨는 UAE 아부다비에서 현지 공관 보호 아래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 귀국일은 5월18일로 예정됐다. 주씨는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 결과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 후 추가로 정밀 검진을 받을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주씨의 납치경위·억류상황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정 실장은 "정부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행위는 국제사회에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반인도적 범죄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면서 "이번 기회를 빌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제3국 민간 선박 피습사건은 '선박의 자유항행이 보장된 공해상의 불법적 무력사용 행위'로써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위험지역 체류 국민에 대한 안전계도 활동을 강화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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