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수 없는 총선 승부처 ‘낙동강 전선’ 사수하라(野)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0 14:00
  • 호수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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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세연 한국당 의원 “조국 민정수석이 출마해 주면 우리로선 고마운 일이다”

선거 때마다 여야, 진보·보수 모두 PK(부산·경남·울산) 지역을 결코 뺏길 수 없는 최대 승부처로 꼽는다. 최근 몇 년 여야는 이곳에서 선거 승패를 번갈아 가져갔다. 2016년 20대 총선과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승기를 잡았지만, 최근 4·13 재보선에서 PK 민심은 민주당에 경고장을 내밀었다. 2020년 21대 총선을 1년여 앞둔 현재, 여야 어느 쪽도 PK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PK는 벌써부터 민심 쟁탈을 위한 여야의 신경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PK의 총선 전략을 주도적으로 이끌게 될 민주당·자유한국당 부산시당도 민심 사수에 분주해졌다. 양측 모두 PK 혈투에 따라 총선의 승패가 좌우될 뿐 아니라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내다본다. 시사저널은 5월14일, 3선 중진으로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의 부산 지역 정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영춘 의원과 김세연 의원을 각각 만나, PK 민심의 현지 분위기와 총선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박은숙

김세연 의원은 현재 한국당에서 가장 바쁜 인물 중 한 명이다. 지난 1월 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3월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직도 맡게 됐다. 두 곳 모두 2020년 총선에서 막중한 역할이 주어지는 자리니만큼, 김 의원이 느끼고 있는 책임감도 묵직하다. 특히 여야 모두 이견 없이 PK 민심 쟁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금, 부산 출신 3선인 김 의원(부산 금정)의 마음은 분주하기만 하다.

김 의원은 5선을 지낸 부친 김진재 전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아 10년 넘게 지역에서 두터운 지지세를 지켜내고 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만난 김 의원은 “기존 보수층 결집만으로는 총선에서 안정적으로 승리한다는 보장이 결코 없다는 걸 알았다”며 “막다른 골목이 아닌 대로로 가서 중도층까지 적극적인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 굵직한 PK 출신 인사들의 차출론이 나오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청와대 인사 참사의 책임자인 조 수석이 출마한다면 우리 당으로선 나쁘지 않은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 2년간 여당이 ‘경제를 망치는 당’이었다면, 우리 당은 앞으로 ‘경제를 살릴 당’이라는 걸 보여줄 자신도 있다”고 밝혔다.

5월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과 함께 부산 덕포시장을 찾은 김세연 의원 ⓒ 김세연 페이스북
5월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과 함께 부산 덕포시장을 찾은 김세연 의원 ⓒ 김세연 페이스북

여야를 향한 PK 민심을 실제 어떻게 체감하고 있나.

“2016년 20대 총선, 지난해 6·13 지방선거 분위기와 전혀 다른 흐름이란 건 이미 지난 연말부터 체감했다. 올 2월이 되면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한국당이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점점 더 이 흐름이 굳어지는 느낌이다.”

당의 방향과 전략의 큰 틀을 짜는 여의도연구원 원장이기도 하다. 당에서 세우고 있는 총선 전략은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 3주년 직전에 총선이 치러진다. 2년 만에 나라가 빠른 속도로 망가졌는데 앞으로 1년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무엇보다 경제 운용 능력이 낙제 상태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바로 심판으로 이어질 거다. 따라서 총선에선 경제를 망친 정당이 있다면, 경제를 살릴 정당도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려 한다.”

수도권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 PK 지역에 특별히 필요한 총선 전략이 있다면.

“PK 지역 내 주요 사업들이 와해 일보 직전이다. 조선(造船)이 이미 무너졌고 해운도 무너졌다. 자동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게 동시다발적으로 오면서 새로운 성장전략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성장전략을 좀 더 현실적으로 마련해 약속해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 다방면으로 고민 중이다.”

경남권 신공항 문제도 지역의 큰 이슈다.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으면서 상황을 미궁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ADPi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공항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김해 신공항 확장 방안이 최선이라고 평가했는데 이것조차 불신하고 뒤집었다. 그 계획대로 가도 2026년은 돼야 김해공항에 새 활주로 2개가 생기는데, 다시 기약 없게 돼 버렸다.”

당의 입장은 뭔가.

“우리 당은 가덕 신공항 추진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대책 없는 정부로 인한 이 같은 막연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거다. 그런데 민주당 부산시당에선 마치 우리 당이 가덕 신공항을 반대해 일이 안 되고 있는 것처럼 공격한다. 어느 쪽으로든 빨리 추진해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 달라는 게 우리 한국당 부산시당의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총선 당시 분명 “가덕 신공항 건설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대통령 임기 2년이 지나도록 왜 하지 않는 건지 의문이다.”

민주당에서 조국 민정수석 등 PK 출신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긴장감을 느끼나.

“나올 분들 다 나와주면 우리로선 더 좋다. 특히 조국 수석의 경우 오히려 나와주는 게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인사 실패라고 그렇게 비판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 후 5대 원칙까지 스스로 만들어놓고도 지키지 않고 있다. (조 수석은) ‘내로남불’ ‘이중잣대’로 인사 참사를 일으킨 주요 책임자이기 때문에 선거에 나와주면 우리로선 환영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민주당에서 올해 초 PK 지역에 예산을 대거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민심을 선점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벌써 경쟁이 상당한 듯한데. 

“지역에 예산 많이 주시면 우리도 좋다. 그런데 본인들은 이전 정부의 토목예산에 대해 그렇게 가혹한 비판을 했으면서 지금은 또 이런 이중잣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닌가.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 상황에서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위해 예산 약속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민심을 잡기 위해 국민 혈세로 매표 행위를 하는 거다. 이런 위선적 면모를 국민도 다 꿰뚫어 판단하리라 생각한다. 내가 쉽게 한 결정으로 미래세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좀 가져야 하는데, 이 정부가 몇조원을 푼돈 쓰듯 쓰고 있는 듯하다.”

PK를 비롯해 지금 한국당의 지지율은 정부ㆍ여당의 반사이익 영향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 지지율 상승이 어찌 보면 정말 위기라고 생각한다. 기존 보수층 결집만으로는 총선·대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결코 없다. 이럴 때일수록 안주하지 말고 막다른 골목이 아니라 대로로 가서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전통 지지자들도 당이 간혹 듣기 불편한 중도적 메시지를 내더라도 너무 적대적으로 보지 않고, 좀 더 전략적인 판단을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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