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재수사 못하는 이유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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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 “수사 부실했지만 증거 부족”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5월20일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재수사 권고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과거사위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날 회의를 열고 장자연 사건 관련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간 참고인 84명을 조사했으며, 지난 5월13일 250쪽 분량의 최종보고서를 과거사위에 제출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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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수사·외압 ‘인정’

과거사위는 이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고 장자연씨 사망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검·경이 부실하게 수사했고, 조선일보가 수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도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핵심 의혹인 장씨에 대한 술접대․성접대 강요 등은 공소시효 만료 등의 사유로 수사 권고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술접대 강요가 있었다고 볼 만한 여러 사정이 있었음에도 막연히 장자연 문건의 내용이 모호하고 동료가 직접적인 폭행․협박을 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며 “이는 수사 미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시의 수첩·다이어리·명함 등 주요 증거들이 압수수색에서 누락되고, 장씨 휴대전화 통화 내역 원본 및 디지털포렌식 분석 결과가 기록에서 빠졌다”면서 수사가 부실했다고 인정했다.

조선일보가 당시 수사 무마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경찰청장과 경기청장을 찾아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조사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한 점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한중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장 대행과 문준영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이 5월2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회의'를 마친 뒤, 고(故) 장자연씨 사망 의혹 사건의 재수사 권고 여부를 발표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정한중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장 대행과 문준영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이 5월2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회의'를 마친 뒤, 고(故) 장자연씨 사망 의혹 사건의 재수사 권고 여부를 발표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충분한 증거 없고 공소시효 만료

다만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과거사위는 “윤씨 진술은 술에 약을 탔을 것이라는 1차 추정과 자신이 떠난 후 성폭행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2차 추정인 이중적 추정에 근거했다”며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2인 이상이 공모했는지, 합동했는지, 어떤 약물을 사용했는지, 장씨가 상해를 입었는지 등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발견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장씨의 후배 배우였던 윤지오씨가 장씨가 술접대 자리에서 술이 아닌 약물에 취해 성범죄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특수강간 혐의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15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장씨를 둘러싼 술접대․성상납 의혹 중 유일하게 수사가 가능한 혐의였다.

한편 과거사위는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가 불합리한 전속계약에 근거해 술접대를 강요한 정황을 확인했다. 또 김씨가 2012년 이종걸 당시 민주당 의원의 명예훼손 혐의 관련 재판에서 “장씨를 폭행한 적 없다”거나 “조선일보 방 사장을 나중에 누구인지 알았다”고 증언한 부분에 대해서 위증 혐의로 수사를 개시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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