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주민자치위 수천만 원 비자금통장 ‘들통’
  • 윤현민 경기취재본부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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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빼돌려 비자금 조성…불법 리베이트로 행사비 꿀꺽

부천 주민자치위원회 회계부정(시사저널 5월16일자 ‘부천 주민자치위, 불법과 탈세의 온상 오명’ 기사 참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엔 행사 후원금 수천만 원을 빼돌린 비자금 통장의 실체까지 확인됐다. 또 관련업체들로부터 행사비 일부를 불법 리베이트로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 모두 정산하지 않고 숨겨 둔 것들이어서 실제 예산규모는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해당 주민자치위원장은 언론 접촉마저 피하며 여전히 입을 닫고 있다. 이에 관할 지자체는 경찰 수사 의뢰를 앞두고 있어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조금.자부담 통장 외 은닉계좌…매년 후원금 중 500여만원씩 빼돌려

21일 시사저널이 추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 부천시 심곡본동 주민자치위원회는 '펄벅문화축제'를 치르면서 보조금 관리통장과 자부담 관리통장 외에 별도의 계좌를 만들어 사용해 왔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후원금 중 500여만 원씩 빼돌려 이 계좌에 입금됐다. 주로 후원금 모금현황 일부를 고의로 누락해 숨기는 방법이 동원됐다.

실제 이들은 '2017 펄벅문화축제'에서 개인과 단체 40곳으로부터 후원금 1465만 원을 거뒀다. 하지만 축제평가결과 내역엔 500만 원을 후원한 건설업체 K사를 비롯해 7곳이 빠졌다. 또 모금함을 통해 29곳에서 205만2000원을 접수했지만 결과보고에선 6곳이 누락됐다. 당시 모두 13곳이 장부에서 빠져 630만 원이 고스란히 비자금 통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현재 강종태 위원장 명의의 해당 계좌엔 1423만5067원이 남아 있다. 해당 계좌의 실체도 강 위원장 포함 극소수에게만 알려져 있었다. 심곡본동 총무팀 관계자는 "비자금 통장은 해마다 축제가 끝난 후 이뤄지는 평가보고회에서도 주민자치위원은 물론 심곡본동에조차 전혀 공개된 적이 없다"며 "다만 강 위원장 등 6명만 알고 있는 은닉계좌"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와 부천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부천시 성주로 263-7 일원 지층에 조성한 따복사랑방. @윤현민 기자
지난해 경기도와 부천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부천시 성주로 263-7 일원 지층에 조성한 따복사랑방. @윤현민 기자

행사비, 따복사랑 사업비 정산 후 일부 돌려받아 

행사비 일부를 리베이트 방식으로 돌려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일 현수막 등 홍보비로 관련업체 S사에 608만 원을 집행했다. 이후 한 달도 채 안돼 느닷없이 S사로부터 325만 원을 다시 돌려 받았다. 2015년에도 공연료와 무대음향장비 임차료 중 일부를 리베이트로 챙겼다. 9월 21일 공연료 200만 원을 지불한 뒤 같은 달 30일 100만 원을 되돌려 받았다. 또 무대음향장비 임차료 826만 원 중 90만 원은 보름여만에 다시 돌려받았다.

이밖에 경기도 공모사업비에까지 손 댄 정황도 있다. 심곡본동 주민자치위는 지난해 11월 사업비 3200만 원(시도비 각 1500만 원, 자부담 200만 원)을 들여 부천시 지층에 67.01㎡ 규모의 따복사랑방을 조성했다. 이 중 자부담금 확보를 위해 비자금 통장에서 300만 원을 인출했다. 그러나 도 보조금 사업통장에는 200만 원만 입금되고, 나머지 100만 원은 증발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30일 공사비 최종 정산 후 300만 원을 돌려받은 정황도 발견됐다. 심곡본동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준공된 따복사랑방 조성비용이 과하게 집행됐으며, 일부 금액이 리베이트 성격으로 되돌려 받았다는 설이 파다하다"며 "더 이상 동 차원에서 조사가 어렵고 시 감사실도 통장 거래내역을 확인하려면 (강종태 위원장 등) 관련자들의 금융정보 정보조회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거부하고 있어 조만간 수사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강 위원장은 여태껏 어떤 입장이나 해명도 없다. 지난 14일 이후 전화와 문자를 통한 기자의 수 차례 취재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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