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알몸 사진 유포, 부산 아동 살해 예고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남성 혐오 커뮤니티 '워마드'에 청해부대 최영함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본 여성들조차 "비상식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해군은 해당 게시물 작성자와 워마드 등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워마드에는 청해부대 사고 발생 다음날인 5월25일 오후 11시42분에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어제 재기한 XX방패'라는 제목의 게시물엔 사고 당시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게시자는 "사고 난 장면이 웃겨 혼자 볼 수 없다"며 "웃음이 터졌다"고 조롱했다. 이어 최 하사의 영정 사진을 올린 뒤 "밧줄한테 쳐발려서(당해서) 재기 품에 안긴 와꾸(외모) 박제"라고 썼다.
게시자뿐 아니라 이 글을 본 워마드 회원들의 반응도 뒤따랐다. 한 회원은 "여성을 죽이고 여성을 혐오하는 나라는 저렇게 수컷(남성)들이 저주받고 죽어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더 살아봐야 여혐(여성 혐오)이나 하고 성구매하고 더럽게 살 거 뻔하다"며 최 하사를 비난했다. 해당 글은 5월28일 오전8시 현재까지도 삭제되지 않았으며, 댓글을 통해 비난성 내용이 계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워마드의 조롱 글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대한민국 국군 및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님을 모욕한 범죄자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작성자는 국위선양과 아덴만 여명 임무수행을 마치고 복귀 후 홋줄 사고로 인해 고인이 되신 최종근 하사님을 무작정 아무런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국군의 대한 모욕이며 고인 능욕"이라고 밝혔다.
국민청원에 동의한 한 대학생은 "이건 남성과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인성의 문제"라며 "여성으로서 모든 여성이 워마드 회원들처럼 비칠까 두렵다"고 밝혔다.
해군은 정훈공보실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해군 측은 5월27일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를 떠나보내는 날, 워마드에 차마 입에 담기도 참담한 비하 글이 게시돼 고인과 해군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 중에 있음을 밝힌다"며 "워마드 운영자와 고인에 대한 비하 글을 작성한 사람은 조속히 그 글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온라인 상에서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사이트 운영 관계관의 협조를 정중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해군은 일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에 해당 글에 대한 삭제를 요청한 상태다.
앞서 5월24일 오전 10시15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서 열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과정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최 하사가 사망했다. 숨진 최 하사의 영결식은 5월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엄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