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이해찬·황교안은 앙숙인가? 왜 안 만나나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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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극한 대립’ 원인은 ‘소 닭 보듯’하는 이해찬vs황교안 때문?

[정두언의 시사끝짱]

■ 진행: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국장
■ 대담: 정두언 전 의원,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
■ 제작: 시사저널 조문희 기자, 한동희 PD, 양선영 디자이너

소종섭 편집국장(소): 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어제(5월20일) 저녁 8시부터 이른바 ‘호프회동’을 가졌습니다. 지난번에 이인영 원내대표가 인사차 나경원 원내대표를 찾아갔을 때 나 원내대표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 이렇게 얘기했었고,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당선된 이후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맥주 잘 사주는 형님 돼달라’고 하면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맥주를 샀죠. 어쨌든 한 100분 만나면서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진 못했습니다. 어쨌든 원내대표들은 만났습니다. 앞으로도 또 만날 걸로 보이는데.

 

이해찬‧황교안은 앙숙?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왜 안 만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정두언 전 의원님, 배종찬 소장님 모시고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소장님께 먼저 여쭤볼게요. 왜 서로 만나자는 얘기도 없고 만나지도 않고. 집권여당과 제1야당 대표면 만나서 얘기를 좀 해야 될 것 같은데요 국민들이 그걸 바라고 있을 것 같은데.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배): 노사연씨 노래 보면 ‘만남’이란 게 있잖습니까.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소: 이 대목에서 노래를 불러주셔야 되는 것 아닙니까. 아 노래는 참 정 의원님이.

배: 노래 끝짱납니다. 가수협회 등록 되어있는 정식가수 앞에서 제가 감히. (웃음) 이 노랫말을 보더라도 우연이 아닌 것은 필연이거든요. 인연이거든요. 이건 왜 문제가 되느냐면 극한 대립. 건질 게 없는 거예요. 황교안 대표 입장에서는 완전하게 생각이 다른 이해찬 전직 총리잖아요. 서로 생각이 워낙 극한 쪽에 가 있기 때문에 형식을 보더라도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좀 따뜻한 이미지, 훈훈한 이미지, 긍정적인 에너지가 발산되지 않거든요. 두 번째는 지지율상으로도, 지금 워낙 지지율이 극한 대치 국면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지지율은 없었다. 지지율인가 대치율인가 이렇게 얘기할 정도인데. 그렇다면 만났을 때 황교안 대표는 다음 대선을 뛰어야 할 사람인데 뭔가 보수층이 더 결집하지 못하고. 이해찬 대표는 내년 총선을 뛰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대선 후보도 아닌데 만났을 때 거의 일치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고 보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만났을 때 더 극한 대립이 생길 수 있고 두 정당의 협치라는 것은 더 멀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원내대표를 통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거고 두 사람은 아예 안 만난다. 또 만나도 별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소: 어쨌든 집권당 대표와 제1야당의 대표가 한 번도 안 만났다는 것은 국민들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 정치의 비극이라고 할까요.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만나는 것도 횟수가 드물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도 많이 만나라고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데 여야 대표가 그래도 밥은 아니어도 꼭 굳이 현안의 해결책을 찾지 않더라도 한 번씩은 만나면서 얘기하다보면 또 국민들이 그런 모습을 보다 보면 뭔가 정치에 희망을 가질 것 같은데.

 

운동권-공안검사, 닿을 수 없는 이해찬‧황교안

정두언 전 의원(정): 그러고 보니까 이상했어요. 안 만났네요. 물론 행사장에서야 만났겠지만 1대1로 회담 형식으로 만난 적은 없는데. 서로 소 닭 보듯이 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한 사람은 운동권 핵심인사 출신이고 한 사람은 공안검사 출신이고 그러니까 감정의 골이 일단 깊을 것 같고 또 하나는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거죠. 이해찬은 7선 경력의 국회의원 아닙니까. 황교안 정치 초짜가 뭘 알겠느냐 이런 생각을 암암리에 갖고 있을 것 같고. 황교안은 어쨌든 여론 조사상 대권주자 1위로 올라있는데 이해찬 당신은 내 상대가 안 된다 이런 식의 생각을 갖고 있을 것 같고. 어쨌든 여야 대표가 서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 만나자는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만나야죠. 문제제기를 아무도 안 할 정도로 이상한 관계가 유지돼 왔던 거죠.

소: 하다못해 실제로 안 만나더라도 우리 만납시다라고 얘기할 수가 있는 건데 그런 말조차 여야 대표 입에서 안 나온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우리 정치를 볼 때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다 이런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 같고.

배: 국민 인식을 보면 안타까운데 의원님 말씀대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황교안 대표에게 이해찬 대표를 만나라 이런 반응이 또 나오진 않거든요. 또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해찬 대표에게 가서 황교안 대표를 만나라 이런 반응도 별로 없어요. 그런 반응이 나온다면 그것이 또 기자분들에게 전달돼서 기사가 되기도 하는데. 왜 그러냐면 황교안 대표 입장에서 볼 때는 자신이 가장 이득을 남길 수 있는 만남은 대통령과의 만남이거든요. 대통령하고 바로 만나서 자기 얘기 실컷 하고 정 안 받아들여지더라도 나는 보수층을 대표해서 할 얘기 다 했다. 그러니까 대통령과의 만남이라면 우연한 만남이 아니야, 할텐데 이해찬 대표하고는 굳이 힘들여서 만나지 않겠다. 이런 상황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장소도 중요할 것 같아요. 이번에 맥주회동을 했잖아요. 여의도 좀 벗어나서 생각이 자유로운 데서 만나서 이야기 나누다보면 풀릴 수 있거든요. 장소가 모든 걸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꼭 추천한다면 마포에 좋은 장소가 있거든요. 저는 지금 대통령하고의 회담도 성사되지 안고 있지 않습니까. 여론은 만나야 한다고 얘기 합니다. 만나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저는 굳이 청와대를 고집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아까도 우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이야기 하면서 청와대가 구중쉼터라고 생각합니다. 광화문 시대 관련 여론 설문도 했었는데, 우리 국민들이 압도적이더라고요. 대통령 집무실은 제발 정부청사였으면 좋겠다는 것이 왔다갔다 보다보면 국민들이 저 사람 뭐야 술 한 잔 먹고 있네 하면 민심 파악하게 되거든요. 마포에 좋은 술집 있어 그럼 황교안 오시오 이해찬 오시오. 거기서 술 한잔 마시면서 문 걸어 잠그고 밤새 술 드시다보면 좋은 얘기가 나올 것 같거든요.

 

황교안 1:1 영수회담 노림수

소: 대통령님은 밤에 책 읽으시느라 사람 만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지금 정 의원님 보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같은 경우는 대통령과 만나야 한다. 이른바 1대1 영수회담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해찬 대표를 패싱하는 거죠. 이런 부분에서도 정치적인 노림수라고 할까요 숨어있지 않습니까.

정: 몸집 키우기. 몸값 올리기다. 과거 이회창 총리가 YS와 대립하면서 컸죠. 또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립각 세우면서 컸는데 황교안도 그런 모델을 한 번 자기가 답습해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아요. 문재인과 1대1로 만나면서 자기가 몸집을 문재인급으로 키운 다음에 대선으로 가겠다. 지금 야권에는 대선주자가 거의 없잖아요. 그런 큰 야심을 갖고 있는 것 같죠.

소: 이해찬 대표 같은 경우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대통령 말고 나랑 만납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 않습니까. 왜 이해찬 대표는 그런 얘기를 안 하는 걸까요.

정: 아까 얘기했듯이 황교안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소: 급이 안 된다.

정: 더군다나 공안검사는 냉전논리에 빠져있는 극우 그런 인사하고 내가 무슨 얘길 하겠느냐 그런 식으로 나름 무시하고 있는 거죠.

배: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보면 인상적인 장면이나 훈훈한 장면이 연출돼야 쓸 기삿거리도 되고 보는 사람들도 마음이 편안하거든요. 그런데 상상해보시면 황교안과 이해찬 대표가 만나면 거의 말을 안 할 것 같아요. 거의 서로가 표현이 없고 침묵이 흐르는. 분위기 싸늘한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시사저널에 정두언 의원님 계시니까 두 분 다 출연해서 돌직구 질문도 받으시고 특집 시사저널, 정두언의 시사끝짱을 제작해 보는 것도. 그러면 두 사람만 있는 것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거든요. 배소장이 음료수를 서빙해 드릴 수도 있고. 서빙은 원치 않으시는군요. (웃음)

소: 어쨌든 민주당 이해찬 대표 그리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집권여당과 제1야당 대표. 지금까지 만나고 있진 않지만 국민들은 만나서 구체적 결과를 끌어낼 수 있으면 더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만나서 무언가 같이 논의하면서 국정을 고민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를 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거 아닐까. 이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야 대표들 만나고 야당 대표 1대1로도 만나고, 여당 대표 1대1로 만나고.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그렇게 같이 고민하는 모습들이 보여질 때 실제적으로 성과가 안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무언가 노력하고 있구나. 우리 지도자들이 고생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질텐데. 그런 만남이 과거에 비해서 굉장히 적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고. 오늘 정두언 의원님과 배종찬 소장님 두 분 다 그런 시간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야 대표들이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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