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매켄지 베이조스와 손흥민
  • 소종섭 편집국장 (jongseop1@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3 09:00
  • 호수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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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멋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마다 어떤 사람을 멋지다고 규정할지는 다 다를 것입니다. 누구는 겉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할 것이고 누구는 마음 씀씀이에 주목할 것입니다. 행태 아니면 그가 만든 작품을 보고 멋지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나이나 성별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20대가 보는 멋짐과 60대가 보는 멋짐, 남성이 보는 멋짐과 여성이 보는 멋짐은 다를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보면 세상은 무지개입니다. 하지만 이 모두를 포괄하는 멋진 이들도 참 많습니다. 그렇기에 살인, 마약, 성매매 등 각종 어두운 뉴스가 쏟아져도 우리는 희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최근 매켄지 베이조스와 관련한 뉴스를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지난 1월 이혼했지요. 이혼이 아니라 그녀의 기부 소식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매켄지 베이조스는 이혼하면서 약 43조5000억원의 재산을 분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자선을 위해 기부할 것을 서약했다는 것입니다. 서약서 일부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리 각자는 남들에게 제공해야만 할 선물을 받는다. 내게는 나눠야 할 과분한 양의 돈이 있다. 자선에 대한 접근법은 신중할 것이지만 기다리지 않고 금고가 빌 때까지 계속해 갈 것이다.” 멋지지 않습니까.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 정도 돈 있으면 나도 절반은 기부하겠다!” 그러나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습니다. 늘 그렇지만 재산의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정신이 문제입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게 기부입니다. 소액인가 거액인가는 중요치 않습니다. 어떤 경우건 당사자에게는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큰돈’이기 때문이지요. 태평양 너머에서 들려온 소식이지만 제가 매켄지 베이조스의 기부 소식을 들으며 갑자기 머리가 맑아진 것은 이 때문입니다. 참 멋지게 산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배어 있기도 했지요.

최근 늦은 밤에 스포츠 채널을 시청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각종 스포츠가 방영되지만 골프와 축구 경기를 자주 봅니다. 축구는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많이 틀더군요.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활약한 경기를 집중적으로 반복해 방송하곤 합니다. 몇 번 봤더니 이제는 손 선수가 골 넣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자랑스럽고 참 멋지더군요. 움직임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거에 차범근 선수나 박지성 선수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세련미가 느껴졌습니다. 물론 실력은 기본이지요.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한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느낌? 이번 호 커버스토리인 시사저널의 기업 100곳 조사에서도 ‘최고의 광고 모델은 손흥민’으로 나왔습니다. 27세인 ‘슈퍼손’의 활약은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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