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 실종됐는데, 추돌 사고 낸 선장은 무죄 주장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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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헝가리 당국과 공동수색 실시…거센 유속에 작업 난항
"사고 원인 조사, 책임자 규명 헝가리 당국에 촉구할 것"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여행객이 탄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72시간이 흐른 2일, 실종된 우리 국민 19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헝가리 양국이 공동수색에 나섰지만 다뉴브강의 거센 물살 탓에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와 추돌하는 사고를 낸 크루즈 선박 바이킹 시긴 호의 선장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6월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헝가리 관계자들이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음파탐지기를 강 위에 띄우고 있다. ⓒ연합뉴스
6월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헝가리 관계자들이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음파탐지기를 강 위에 띄우고 있다. ⓒ연합뉴스

거센 물살 탓 시계 제로…수색 난항

정부가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방청 국제구조대, 해경 등에서 차출해 파견한 합동수색구조팀은 지난달 31일 현장에 도착, 다뉴브강 중간의 머르기트 섬에 지휘본부를 차린 뒤 1일부터 본격적으로 헝가리 당국과 공동수색을 벌이고 있다. 다만 상황에 진척이 없다. 비는 그쳤지만 다뉴브강의 수위가 여전히 높고 물살 역시 거센 탓이다.

앞서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헝가리 측의 협조로 전날 유람선 침몰지점부터 하류 50㎞ 지점까지 보트 네 척과 헬기를 동원, 실종자들의 시신을 찾기 위한 집중 수색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신속대응팀에 따르면 사고지점 강물의 유속을 측정한 결과 5∼6㎞/h다. 현지 경찰이 밝힌 사고 당시 다뉴브강의 유속이 9~11km/h 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나아진 것 같지만, 수중 시계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무리한 수중수색을 단행할 경우, 구조대원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 탓에 잠수요원 투입을 통한 선체 수색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헝가리 양국은 주말이 지나고 다뉴브강의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3일 아침에 다시 논의한 뒤 잠수요원 투입 등 수중수색 가능성을 판단할 예정이다.

양국의 구조작업과 별개로 사고 현장 인근에서는 헝가리 현지 교민들의 지원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에 인접해 있는 국가들도 실종자 수색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여행을 주관한 참좋은여행사는 현재까지 가족 49명을 현장으로 운송했으며, 현지 지원을 위해 41명의 인력과 16대의 차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낸 선장 '무죄' 호소…정부 "책임자 규명 촉구"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이 6월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실종자 수색 추가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이 6월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실종자 수색 추가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와 추돌하는 사고를 낸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호에 대한 헝가리 측의 사법절차 진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리.C(64)로 알려진 '바이킹 시긴'호 선장은 사고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았으며 1일 구속됐다.

현재 선장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우발적 사고’로 선장이 사고를 고의적으로 낸 것도, 사고 후 책임을 회피하지도 않았다는 주장이다. 선장의 변호인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고 범죄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선장이 이날 법원 심문에서도 무죄 주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F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변호인은 "선장의 증언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싶지 않지만, 그는 심문을 받을 때 줄곧 말해온 것처럼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바꾸진 않았다"며 "보석으로 풀려나도 전자 추적장치 때문에 부다페스트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선장은 지금 사고 후 매우 불안한 상태"라며 "선장은 많은 희생자를 초래한 데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피해자 가족에게 애도의 뜻이 전달되기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장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에는 주오스트리아대사관의 검사 출신 주재관이 합류했다. 헝가리 측의 수색 및 수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우리 정부의 의견을 제시하고 피해자나 유족들의 의문점도 전달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책회의를 열고 "우리 국민이 탑승한 선박을 침몰시킨 크루즈 선장은 중과실을 이유로 구속됐다"며 "사고 원인 조사, 책임자 규명 등 관련 절차가 신속·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헝가리 당국에 촉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차관은 "한국시각으로 어제 저녁 가족들이 사망자 시신을 확인했다"며 "유가족 의견을 잘 청취하고 여행사와 협조해 장례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크루즈선에 추돌당해 침몰한 유람선에는 관광객 30명과 인솔자·현지 가이드 등 우리 국민 33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중 7명은 구조됐으나 7명은 숨진 것이 확인됐으며, 19명은 실종 상태다. 함께 배에 있던 현지인 선장과 승무원들도 여전히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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