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산에 빗대 ‘심경’ 피력한 까닭은
  • 정성환 호남취재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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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르는 산에는 왜곡도 모함도 오해도 없어”

“혼자 오르는 산에는 왜곡도 모함도 오해도 없고,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옵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자연에 빗대 ‘심경’을 피력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시장은 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대모산을 오르며 SNS에 이 같이 언급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대모산을 오르며 셀카를 찍고 있다. ⓒ이용섭 페이스북
이용섭 광주시장이 6월 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대모산을 오르며 셀카를 찍고 있다. ⓒ이용섭 페이스북

지역 관가에선 이 시장의 선문답식 ‘특별언급’을 자신이 추진하는 ‘시정 혁신’의 진가(眞價)가 일부의 협잡에 가려 제대로 보여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우회적 메시지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2박3일간 중국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뒤 주말에 재경광주전남향우회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서울에 머무는 동안 잠시 짬을 내 홀로 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 293m인 대모산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근교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자주 찾는 산이다. 이 시장은 “참으로 오랜만에 대모산에 오른다. 예전에 비해 많이 힘들다. 그동안 세월이 흘렀고 운동 부족도 겹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산은 좋기만 하다”고 했다. 

이 시장은 산에 ‘없는 것’과 ‘있는 것’을 거론하며 그 이유를 댔다. “산에는 왜곡도 모함도 오해도 없다(3無)”며 긍정적인 측면 3개를 내림차순으로 제시했다. 자신의 진의와 달리 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섭섭함의 속내가 읽힌다. 

산에서는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온다면서 그렇지 못한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이 시장은 “자연의 순리처럼 정직하고 정의로운 시민들이 강해지고 우대받는 광주를 만드는 것이 소명인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시장은 취임 초부터 줄곧 혁신, 소통, 청렴을 3대 시정가치로 내세우고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탓인지 그의 직무지지율 상승은 파죽지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5월 10일 발표한 ‘2019년 4월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전국 17개 시도 지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14년부터 진행된 이 조사에서 광주시장이 특·광역시장 1위를 차지한 것은 이 시장이 최초다. 

이 시장의 직무수행에 대한 ‘잘한다’는 긍정적 평가는 민선7기 광주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10위(44.1%)로 시작했지만 12월엔 4위(60.9%)로 수직상승했다. 이 시장의 지지도가 취임 후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진 것은 정책수행 능력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높아졌다는 것이 시청 안팎의 지배적 분석이다. 

정부 내 각종 요직을 두루 맡은 풍부한 행정 경험에 시정 목표를 이뤄내기 위한 뚝심, 과정을 중시하는 행정, 공직자로서 몸에 밴 청렴함 등이 공직사회 내부는 물론 우호적인 지지층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광주형 일자리사업 등 시의 해묵은 현안을 해결하며 시민들로부터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예산은 신발 닳아지는 것 비례한다”는 예산철학으로 사상 최대의 국비예산 확보, 각종 국책사업 유치 등 강력한 혁신과 철저한 성과 위주로 시정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도 지지율 상승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시민 속으로 뛰어든 전방위적인 소통도 특·광역시장 최초 지지도 1위라는 성과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낙중유우(樂中有憂·즐거움 가운데 근심이 있다)’일까. 시정 전반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유독 인사 부문에선 시민사회로부터 혹독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강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광주복지재단 등 산하 기관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민선 6기 인사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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