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1000여만 원 모은 거짓말…“쓰레기 택배 받고 자살 시도했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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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드림 들끓게 한 거짓 사연…사기·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적용 가능

희귀병에 걸렸다며 1000여만 원의 후원금을 받은 네티즌이 사연의 일부가 거짓이라고 털어놓아 논란에 휩싸였다. 

6월3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5월15일 ‘붕어의질주’란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 A씨는 “월세 미납으로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와 가족들이 병에 걸렸고 사업도 망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또 본인은 ‘재생성 빈혈’이란 병에 걸렸다고 썼다. 이는 혈액세포가 줄어드는 희귀 난치질환인 ‘재생불량성 빈혈’을 잘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A씨는 “누군가 나를 조롱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택배로 보냈다”며 “이를 받은 집사람이 자살시도를 한 뒤 병원에 입원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보배드림 회원들은 그의 계좌번호를 공개하며 후원에 나섰다. 이후 3일 동안 1000만원 이상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붕어의질주'란 닉네임의 네티즌 A씨가 6월3일 거짓 사연을 인정하며 사죄의 뜻을 밝힌 게시글 ⓒ 보배드림 캡처
'붕어의질주'란 닉네임의 네티즌 A씨가 6월3일 거짓 사연을 인정하며 사죄의 뜻을 밝힌 게시글 ⓒ 보배드림 캡처

그런데 일부 회원들이 A씨의 사연에 물음표를 달았다. 이들은 “재생성 빈혈의 진단서나 부인이 입원했다는 병원의 영수증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A씨는 불쾌한 반응을 보이며 의문을 제기한 네티즌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A씨는 6월2일 다시 글을 올려 “책임도 안 질 것이면서 무책임한 말은 뱉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반전이 일어났다. 다음날 A씨가 “경과를 말씀드리며 사죄드린다”고 털어놓은 것. 그는 글을 통해 “쓰레기 배송은 각색해서 올렸다”라며 “월세 해결할 정도만 차용해 주시면 좋겠다였는데 의도치 않게 계좌가 오픈돼버려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고 했다. 

회원들은 발끈했다. 한 네티즌은 “보배드림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에서도 후원 릴레이가 이어져 실제 A씨가 모은 금액은 상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는 A씨에 대한 고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실제 모은 금액 상당할 것” “고소하겠다”

이날 보배드림 측은 공지문을 올리고 “A씨의 후원금 부분에서 법적 문제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돼 안내를 한다”며 “현행법상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면 사용계획서를 작성해 광역 지자체에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피해 액수가 크니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입금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변호사는 “A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면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며 “지자체에 등록하지 않고 후원금을 모은 부분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고 했다. 기부금품법 위반의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사기행위로 챙긴 금액이 1억원 미만이면,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6개월~1년6개월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A씨는 “변제의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게 감경사유로 받아들여지면 징역이 1년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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