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조문단 파견 대신 조의문만 전달한 이유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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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희호 여사, 평화 헌신…남북관계에 소중한 밑거름”
‘김정은 최측근’ 파견 뜻깊다는 분석…“단순 조전 전달은 회의론 부를 것” 반론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별세 소식에 '조의문과 조화 전달' 카드를 택했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남측을 향한 메신저로 나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2009년 8월18일)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2001년 3월21일)이 세상을 떠났을 때 고위급 조문단이 방남한 선례와 달라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도 있다. 다만 김 부부장을 내세워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6월12일 오후 판문점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보내는 조화를 전달했다.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6월12일 오후 판문점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보내는 조화를 전달했다. ⓒ 연합뉴스

6월12일 오후 김 제1부부장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을 만났다.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부부장은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 명의로 된 조의문에는 “리희호 녀사가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라고 적혀 있다. 이어 “(이 여사의)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란 글귀가 덧붙여져 있다. 

남측 인사들과 김 제1부부장의 대화는 15분 가량 진행됐다. 친서 교환은 없었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전했다고 한다. 또 박 의원이 “조문단이 오지 않아 아쉽다”고 하자, 김 제1부부장은 “위원장께 그런 말씀을 전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평화통일을 위한 이 여사의 공헌을 감안해 북측이 조문단을 보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록 조의문을 직접 전달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그 메신저로 김 제1부부장이 등장했다는 것은 유의미하다는 분석이 있다. 중요 자리마다 김 위원장의 곁에서 그를 보좌한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문단 파견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남북관계를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조의문 전달에 앞서 “북한이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조문단 대표로 파견한다면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대로 북한이 단순히 조전만 보낸다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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