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형’이 이뤄낸 원팀의 신화…이강인 심층분석②
  •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 폴란드/이건 스포츠조선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6 08:00
  • 호수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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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레벨” 세계적 찬사 이끌어낸 이강인, 그의 팔색조 매력

☞앞선 ‘막내형’이 이뤄낸 원팀의 신화…이강인 심층분석① 편에서 이어집니다.

 

5월31일 오후(현지 시각) 폴란드 티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 전반 오세훈의 헤더골을 프리킥으로 어시스트한 이강인이 팀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하며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
5월31일 오후(현지 시각) 폴란드 티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 전반 오세훈의 헤더골을 프리킥으로 어시스트한 이강인이 팀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하며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

5. 경기 읽는 시야와 센스

탁월한 기술이 경기를 읽는 시야와 탁월한 센스를 만나 더 위력을 갖춘 게 이강인의 진가다.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돕는 장면에서 보여준 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전반 39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인 이강인은 오묘한 표정을 지은 뒤 순식간에 왼쪽 측면으로 낮게 깔린 패스를 보냈다. 이것을 받은 최준이 단숨에 오른발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만들었다. 프리킥은 심판이 경기 속개만 알리면 바로 진행할 수 있는데, 상대 수비가 정돈되지 않은 걸 이용해 최준의 움직임을 찾는 시야와 지능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수비력은 이강인의 화려한 기술에 가려진 숨은 경쟁력이다. 기술이 뛰어난 남미 유망주들이 성인 무대에서 반짝하고 사라지는 이유 중 하나는 수비에 대한 인식 부족이 크다. 이강인은 숨 고르는 타이밍조차 없이 바로 수비로 돌아선다. 세계 축구의 전술적 주류가 공격과 수비의 전환 속도인데, 그 개념을 몸으로 받아들인 모습이다. 순간적으로 가하는 압박과 협력 수비도 수준급이다. 이강인은 “인판틸B(13~14세) 시절 좋은 감독님을 만나며 수비 중요성에 눈을 떴다”고 말한 바 있다.

 

6. 뛰어난 신체 회복력

신체 회복력도 뛰어나다. 10세에 측정한 심폐지구력 테스트에서 동나이대 체육영재 중 상위 0.1% 안에 들어갈 정도였다. 그 능력이 성인 단계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U-20 대표팀의 피지컬 훈련과 회복을 책임지는 오성환 대한축구협회 책임연구원은 8강전을 마친 뒤 “이강인은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를 비교했을 때 체력 저하 정도가 가장 낮은 선수”라고 공개했다. 긴 거리의 전력 질주보다 짧은 거리를 폭발적으로 뛰는 것을 반복하는 유형인 이강인은 경기 중, 그리고 경기 후 빠른 회복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7. 강한 승부욕과 능숙한 스페인어 구사

위닝 멘탈리티, 능숙한 스페인어 구사력은 세계적 선수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당당하게 우승을 목표로 말한 이강인은 경기 중 소유하던 공을 뺏기면 곧바로 달려들어 다시 뺏는 강한 승부욕과 승리에 대한 갈망을 보였다. 유상철 감독은 “어릴 때도 이미 승부욕이 대단했다. 경기에서 지면 그렇게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팀 분위기를 해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태권도 사범인 아버지 이운성씨의 가정교육이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누나와 함께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병행하며 예절과 규율을 익혔다. 7년 동안 스페인에서 살면서 쌓은 원어민 수준의 언어 능력도 경쟁력이다. 스페인은 물론 브라질을 제외한 남미 전 국가가 쓰는 만큼 축구에서 스페인어는 공용어나 다름없다. 실제 이강인은 남미팀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스페인어로 신경전을 펼치고 남미 출신 심판들에게 직접 어필하는 모습도 보였다.

 

8. 그를 사랑하는 형들과 코칭스태프

이강인의 재능과 능력 그리고 솔직함이 극대화되는 곳이 바로 ‘정정용호(號)’다. 이강인을 사랑하는 형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정정용 감독이 있다. 이강인은 대표팀 내에서 ‘막내형’이라고 불린다. 팀 내에서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탁월한 실력을 바탕으로 형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막내인 이강인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리고 받아들이는 쪽인 형들도 달라졌다. 예전이었다면 막내가 ‘나대는’ 꼴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중고참급으로 분류된 선수들이 이강인의 ‘군기’를 잡겠다고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정정용호의 형들은 달랐다. 이강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따랐다. 농담 삼아 “강인이 형의 말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팀 내 소통으로 이어졌다. 세네갈과의 8강전 승부차기가 압권이었다. 이강인은 승부차기를 앞둔 골키퍼 이광연에게 “할 수 있어”를 외쳤다. 이광연은 첫 번째 실축을 해서 고개 숙인 김정민을 안아줬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오세훈에게는 “가운데로 있는 힘껏 차라”고 조언도 했다. 정정용호는 그렇게 이강인을 축으로 ‘원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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