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붉은 수돗물’에 또다시 고개 숙였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6.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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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미흡’ 인정하고 총체적 관로 복구 방침 밝혀…주민들은 “너무 늦었다”

‘붉은 수돗물’에 인천시장이 또 고개를 숙였다. 수돗물 이상이 19일째 이어지자 박남춘 시장은 대응이 미흡했다며 거듭 사과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6월1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배수장 정화작업 등 총체적인 관로 복구 작업에 나서 6월 하순에는 수질을 기존 수준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지난 6월3일의 기자회견에 이어 두 번째로 공식 사과한 것이다.

박 시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수돗물 사태 대응이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행정 시스템 개선 등도 약속했다. 그는 “이번 수돗물 피해의 원인 분석과 대책 시행, 주민 설명과 응대에 있어 많은 부족함과 오판이 있었다”며 “이번 사태를 거울 삼아 인천시의 행정 시스템 전반을 더욱 새롭게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시 공직사회 전체가 굳은 각오로 변화하지 않으면 시민들에게 어떠한 신뢰와 이해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시민의 역량을 결집해 인천을 살리고, 시민과 소통을 통해 마음을 잇는 일에 더욱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정부 합동조사단의 분석 결과를 보면, 현재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이물질은 수도 관로 내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이 확실하다”며 “마지막 관로 방류만으로는 관내 잔류 이물질의 완벽한 제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관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6월13일 오후 인천시 서구 당하동 한 가정집에서 주부가 식재료를 손질하기 위해 생수를 따르고 있다. ⓒ 연합뉴스
6월13일 오후 인천시 서구 당하동 한 가정집에서 주부가 식재료를 손질하기 위해 생수를 따르고 있다. ⓒ 연합뉴스

그에 따라 인천시는 수돗물 방류 외에 정수장·배수장 정화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방침이다. 우선적으로 6월18일까지는 1단계 조치로 정수지 청소와 계통별 주요 송수관 수질 모니터링을 시행한다. 이어 19~23일에는 이물질 배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통 송수관에 구멍을 뚫어 방류와 함께 주요 배수지의 정화작업과 배수관 방류 작업을 진행한다. 24~30일에는 3단계 조치로 송수관과 배수지 수질 모니터링을 하고 수질 개선 추이에 따라 주요 배수관 및 급수관의 방류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소화전 등으로 수돗물을 방류하던 조치에서 나아가 좀 더 실질적인 대응 작업을 벌이겠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다.

인천시는 지난 5월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붉은 물(적수)이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구·영종·강화 지역 1만여 가구가 적수 피해를 겪고 있고, 이 지역 학교 125곳에서 수돗물에 이물질이 섞여 나와 급식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붉은 수돗물 사태로 피해를 본 주민들은 인천시의 미흡한 대응이 이번 사태의 장기화를 불렀다면서 인천시의 행정 무능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상덕 검단주민총연합회 부회장은 “사태 발생 후 20일이 된 뒤에야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면서 “인천시의 무능함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붉은 수돗물 피해가 심한 인천 서구 지역 주민 2000여 명은 전날 오후 인천시 서구 마전동 완정사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인천시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붉은 수돗물이 나오게 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히 큰 가운데 환경부는 6월18일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한 예정이다. 그 결과가 사태 해결에 어떤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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