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분싸’ 논란 일으킨 황교안 대표의 아들 ‘자랑’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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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아들, 무스펙으로 KT 취업했다” 발언 일파만파
취업 특혜 의혹 제기되자 “사실은 ‘학점 3.29 토익 925점’” 해명…거짓말 논란까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아들이 부족한 스펙으로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발언한 뒤 후폭풍이 5일째 이어지고 있다. 황 대표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자 한 이야기”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박은숙

황교안 대표는 6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낮은 점수를 높게 얘기해야 거짓말이지, 그 반대도 거짓말인가”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아들 스펙 거짓말 논란’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

논란이 된 발언은 지난 6월20일 황 대표가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와 꿈’을 주제로 강단에 선 숙명여대 특강에서 나왔다. 황 대표는 “큰 기업에서는 스펙보다는 특성화된 역량을 본다고 한다”면서 한 청년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청년은 3점도 안 되는 학점에 800점 정도 되는 토익으로 취업을 했다”며 “졸업 후 15개 회사에 서류를 내 5곳에서 최종 합격을 했다” “그 청년이 바로 우리 아들”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본인의 발언에 대해 “스펙쌓기를 고집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아들에 대한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황 대표 아들이 입사한 KT엔 ‘3점도 안 되는 학점과 토익 800점’만으론 취업이 불가능하단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 이에 황 대표는 6월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들은 1학년 때 점수가 좋지 않았지만, 그 후 학점 3.29, 토익 925점으로 취업을 하게 됐다”고 말을 바꿨다.

한편 황 대표의 아들은 연세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 2011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KT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황 대표 아들은 당시 KT 마케팅 직군에 지원해 평균 경쟁률 87대1을 뚫고 입사했다. 황 대표 아들은 1차 실무면접(직무면접, 집단토론, PT면접)에선 합격자 평균 정도의 점수를 받았지만, 2차 임원면접에서 ‘올 에이(ALL A)’를 받았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황 대표의 해명에도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6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의 어색한 민생 행보가 마침내 민심 궤도에서 완전 이탈했다”며 “외국인 노동자 차별 발언으로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 논란을 일으키고, 아들 스펙 논란으로는 우리 사회를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늘해짐)’로 몰아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민생 투어에서 연일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본인은 청년에게 희망을 주려고 했다는데, 이건 거짓으로 희망을 주는 것이다. 민생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법과 예산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황 대표의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또 청년민중당은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에 휩싸인 황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민중당 측은 6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용 비리, 인사 특혜, 군대 특혜까지 황교안 대표 아들의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황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6월25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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