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드는 마을 기업, 부산 ‘오랜지바다’
  • 정해린 부산경남취재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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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경력 단절 여성 적극 참여… 부산시 일자리 지원사업자에도 선정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기업이 화제다. 부산 광안리에 있는 마을기업 오랜지바다는 수공예 기념품을 제작‧판매하는 공간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부산형 OK일자리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제조, 판매, 일자리 창출을 아우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의 OK일자리 지원사업은 지역의 일자리 발굴을 위해 마련됐으며, 오랜지바다는 유휴공간의 리모델링을 통한 교육 및 창직 공간 조성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플랫폼 구축형 사업의 하나로 선정됐다.

시에 따르면 이번 공모에는 16개 구∙군의 총 60여 개 업체가 신청했으며, 수영구에서는 오랜지바다를 포함해 두 곳이 선정됐다.

오랜지바다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생산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했다는 점과 친환경적인 지역 재료를 사용해 희소성 있는 공예품을 제작하고 있다는 점, 다수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부산지 지원사업 선정에 따라 오랜지바다는 단순 제작‧판매를 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망미동 고려제강 옛 본사 건물에 경력 단절 여성과 청년 작가들을 중심으로 수공예기술자학교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랜지바다를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 ⓒ오랜지바다
오랜지바다를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 ⓒ오랜지바다

이 학교에서는 청년작가들의 디자인에 경력 단절 여성의 수공예 기술이 결합된 다양한 제품들이 ‘상품’으로 제작된다.

통통 튀는 감각을 가진 청년들은 중년 여성들의 연륜 있는 기술과 깊이를 배우고 중년 여성들은 청년들의 세련된 디자인을 활용하는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오랜지바다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문을 연 오랜지바다의 남소연 대표는 기업의 정체성으로 ‘친환경 재료, 수공예 작업, 지역주민의 참여’를 꼽았다.

이곳의 주 상품은 엽서와 수공예품이다. 나무, 조개 등 지역 안에서 구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갖가지 소품에는 사람의 손맛이 담겼기에 대량 생산된 기념품과 달리 생명력이 느껴진다는 것이 남 대표의 자랑이다.

가게의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엽서는 주민의 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오랜지바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광안리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가게에서 직접 그리고 쓴 엽서는 상품으로 진열된다.

오랜지바다에서 판매 중인 기념품 ⓒ오랜지바다
오랜지바다에서 판매 중인 수공예 기념품 ⓒ오랜지바다

이러한 모든 제품들을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로 이루어진 청년 작가들이 직접 만들며, 판매 시 그들에게 일부 수익이 돌아간다. 제품 생산을 위해 업체에 외주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수공예품을 만든 사람이 그 대가를 직접 받아가는 시스템이다.

오랜지바다는 현재 6명의 이사진과 주축이 되는 30여 명의 청년작가들을 포함해 170여 명이 모여 함께 공간을 채워나가고 있다. 작가의 70%가 수영구민, 30%가 부산시민이며 중견작가부터 아마추어작가까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공간이다.

수영구민이면서 오랜지바다에서 활동 중인 청년작가 주소진씨는 “내 이름으로 된 작품을 판매하는 것은 혼자서는 어려운 일이다”라며 “취미로만 했던 수공예가 직접 판매되니 부모님도 주위에 자랑하며 응원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오랜지바다는 발전 속도도 남다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협업해 영화제 기념품을 만들기도 했으며 하반기에는 공항 면세점 납품도 예정돼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테마10선에도 선정돼 남쪽빛감성여행창작소라는 이름으로 부산, 통영 등 관광명소를 대상으로 기념품과 컨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남소연 대표는 “청년작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 발전가능성도 높고 든든하다”며 “그 동안의 경험과 아이디어, 인력, 인프라 등을 활용해 오랜지바다와 유사한 공간을 점차 늘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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