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 대통령 연설에 “책임 느껴야 할 당사자가…” 맹비난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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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매체 우리민족끼리, 문 대통령 스웨덴 연설 맹비난
“미국 눈치 살피며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아 남북 문제 표류”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6월27일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의회 연설을 겨냥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현 사태를 놓고 진짜 책임을 느껴야 할 당사자는 다름 아닌 남조선 당국"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비난을 면해보려는 궁색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말로는 북남 선언들의 이행에 대해 떠들고 있지만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 관계의 끊임없는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않고 있으며 그것으로 하여 북남 사이에 해결하여야 할 중대 문제들이 말꼭지만 떼놓은 채 표류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스웨덴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6월14일(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구 하원 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웨덴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6월14일(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구 하원 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매체는 "지난해 북남관계,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가져온 것이 우리 공화국의 주동적이면서도 대범한 조치, 인내성 있는 노력에 의하여 마련된 것이라는 것은 이미 내외가 공인하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극히 엄중한 도발적 행위들이 계속 자행되는 속에서도 우리가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하며 여러 가지 선의와 아량을 다 보여주고 잇다는데 대해서는 남조선 당국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의 비정상적인 상태가 변함이 없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그에 동조하는 남조선 당국의 우유부단한 행태에 의해 초래되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인정하는 명명백백한 사실"이라며 "북남 관계, 조·미(북·미) 관계의 교착 국면을 놓고 그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해 보려는 남조선 당국자의 발언은 미국의 강박에 휘둘려 북남 선언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여론의 비난을 모면해보려는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6월14일(현지 시각) 스웨덴 의회에서 "스웨덴은 핵무기 개발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핵무기 보유를 포기했다"며 "새로운 전쟁의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핵으로 무장하기보다 평화적인 군축을 제시하고 실천한 것은 스웨덴다운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이 문 대통령을 비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4월1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주장한 시점부터다. 이후 북한 매체들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행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북한 대남기구가 운영하는 매체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이 이어짐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은 당분간 개최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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