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e음’, 지금까지 이런 지역화폐는 없었다
  • 구자익 인천취재본부 기자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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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서로e음’, 10% 캐시백 효과로 ‘대박’
지역 주민 2.7명당 1명이 회원 등록

지역화폐의 효용성에 의문이 계속돼 온 상황에서 인천시 서구의 지역화폐 ‘서로e음’이 신선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구 지역의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들의 매출을 높이는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대박이 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핵심은 ‘10% 사용자 캐시백’이다. 이 때문에 서로e음 회원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소상공인들은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5월1일 인천시의 지역화폐 ‘인천e음’ 플랫폼을 바탕으로 서로e음을 출시했다. 주민들의 역외 소비를 돌려, 서구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목표였다. 서로e음 회원은 6월23일 기준으로 17만881명에 달한다. 서구 지역의 서로e음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는 만 14세 이상 인구가 46만5819명(5월31일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구 지역 주민 2.7명당 1명이 서로e음 회원인 셈이다. 이들은 서로e음에 961억3244만9075원을 충전해 860억4375만5053원을 사용했다. 이 중 약 73.2%에 달하는 629억5884만9850원이 서구 지역에서 결제됐다.

이재현 서구청장(가운데)이 서구 지역 학생들과 함께 서구 사랑 전자상품권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서로e음’을 홍보하고 있다. ⓒ 인천 서구청
이재현 서구청장(가운데)이 서구 지역 학생들과 함께 서구 사랑 전자상품권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서로e음’을 홍보하고 있다. ⓒ 인천 서구청

재테크 수단 악용의 부작용 우려도 불식 

서로e음이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10% 사용자 캐시백이 주효했다. 서로e음을 서구 지역에서 결제했을 경우, 즉시 결재금액의 10%를 포인트로 되돌려준 것이다. 이는 국비 4%와 시비 2%, 구비 4%로 조성됐다. 정부는 당초 온누리상품권 등 종이류 상품권을 발행할 때, 제작비와 수수료 등 5.7~9.7%의 매몰비용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지역화폐에 캐시백 예산을 반영했다.

서로e음은 발행 초기에 ‘금’이나 ‘중고자동차’ 구입과 같은 재테크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구 관계자는 “서로e음에 충전된 금액의 약 90%가 일상생활과 밀접한 음식점이나 유통업, 학원, 병·의원 등에서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논란이 됐던 유흥주점 가맹점은 7월1일부터 제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구는 당초 올해 서로e음 발행 목표를 1500억원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72억5000만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여기에는 10% 캐시백에 투입되는 구비 4%(60억원)와 연매출 10억원 미만의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수수료 0.5%(7억원) 등이 포함됐다.

서로e음의 범용성과 편의성도 대박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서로e음은 집적회로(IC) 칩이 내장된 모바일 기반의 충전식 선불카드다. BC카드가 결제되는 모든 매장에서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전국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됐다. 체크카드와 똑같이 30%의 소득공제 혜택도 받는다.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면 40%의 소득공제 혜택을 누린다.

모바일 쇼핑이 증가하는 추세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입점 수수료 없이 모바일 주문배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때 ‘혜택 플러스 가맹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최대 7%를 할인받는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역화폐를 도입한 취지가 부작용 없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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