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장자리가 잘 안 보이면 ‘뇌하수체 종양’ 의심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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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치료하면 시력도 회복 가능…코로 내시경 넣어 종양 제거 

어느 날 갑자기 눈이 잘 보이지 않으면 뇌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뇌 속 종양이 커지면서 시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다. 코로 내시경을 넣어 수술할 수 있다. 

뇌 질환이 시야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자헌‧김태기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뇌하수체 종양이 시신경교차 부위를 압박해 시력 저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최근 국제학회지에 보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하수체 종양으로 병원을 처음 방문한 주된 증상은 두통(26.2%), 유즙분비‧생리불순(17.0%), 말단비대 증상(13.7%), 시력 저하(12.4%) 순이다. 

뇌하수체는 약 1.5cm 직경의 구조물로, 눈 뒤로 이어지는 시신경과 뇌가 만나는 부위(시신경교차)에 있다. 따라서 종양이 커지면 가장 먼저 시신경교차 부위가 압박을 받아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생긴다. 

실제로 뇌하수체 종양이 있는 사람 가운데 54%에서는 시신경교차 부위에 압박이 있는 것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나타났다. 뇌하수체 종양의 크기가 클수록 시력 저하 정도도 심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따라서 시력이 떨어져 안과를 방문했다가 뇌하수체 종양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안과를 가장 먼저 방문한 뇌하수체 종양 환자의 84.2%가 시력 저하를 호소했다. 김태기 교수는 “실제로 노인성 백내장 수술 후에도 시력 저하가 지속돼 정밀 시야 검사 후 뇌하수체 종양으로 진단받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뇌하수체 종양이 시신경을 누르면 정면은 잘 보이는데 양옆을 가린 것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방치하면 실명까지 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태기 교수는 “시력 저하 및 시야 결손은 뇌하수체 종양 치료 후 호전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있으므로 시신경 압박이 심해지기 전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뇌하수체 종양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종양을 제거하는 '내시경 뇌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재발률이 낮고 흉터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시간은 2~3시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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