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5층 건물 철거 중 ‘와르르’…예비 신부 참변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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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t 잔해 차 3대 덮쳐 1명 사망·3명 부상
7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한 가운데 소방대원이 잔해에 깔린 인명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7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한 가운데 소방대원이 잔해에 깔린 인명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서울 한복판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갑자기 와르르 무너졌다. 근처 도로를 지나던 차량들에 잔해가 쏟아졌고, 예비 신부 1명은 목숨을 잃었다.

7월4일 오후 2시23분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지상 5층·지하 1층 건물이 철거 작업 도중 붕괴했다. 당시 현장 옆 왕복 4차로에는 평소처럼 차들이 운행하고 있었다. 갑자기 무너져내린 건물 외벽에 차량 3대가 속수무책으로 깔렸다. 잔해의 무게는 30t가량이라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이 중 승용차 1대에 타고 있던 여성 이아무개(29)씨가 숨졌다. 내년 2월 결혼을 약속한 남성 황아무개(31)씨와 차를 타고 가던 중이었다. 이들은 설레는 맘으로 함께 결혼반지를 찾으러 나섰다 참변을 당했다.

잔해에 깔린 차 안에서 이들 예비 부부는 4시간가량 갇혀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바깥으로 나왔다. 황씨는 오후 5시59분쯤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됐지만, 30여분 뒤 구조된 이씨는 결국 숨졌다. 이씨는 구조되기 전에도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7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한 가운데 소방대원이 잔해에 깔린 인명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7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한 가운데 소방대원이 잔해에 깔린 인명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다른 승용차 1대에 있던 60대 여성 2명은 구조됐으며 경상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차 1대에 있던 사람들, 건물에서 철거 작업을 하던 인부 4명 등은 스스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 여파로 인근 전신주 3개가 도로로 쓰러져 이 일대가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전력이 복구 작업에 나섰고, 전기 공급은 오후 7시10분쯤 재개됐다.

사고가 난 건물은 1996년 지어졌다. 6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철거 결정이 났고, 6월29일 시작된 작업은 7월10일 완료 예정이었다. 앞서 지방자치단체에 철거 사전 심의를 넣었으나 1차 심의 때 부결됐고 2차 때 보완해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수습 작업이 끝나는 대로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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