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생방송에서 한판 붙자” vs 고민정 “마이크 잘 쓰길”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7.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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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청와대 대변인들, 연일 칼날 ‘입싸움’…‘G20 동영상’ 논란으로 촉발

한 사람은 KBS에서 아나운서를 지냈고, 또 한 사람은 같은 KBS에서 기자와 앵커를 지냈다. KBS 보도국 선후배 사이로, 둘 다 각자 소속한 집단의 ‘입’ 역할을 하고 있다. 고민정(40) 청와대 대변인과 민경욱(56) 자유한국당 대변인 이야기다. 민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으로도 일한 바 있다.

그런 두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회의 일정 불참 의혹’을 둘러싸고 격하게 충돌하고 있다.

이 둘의 설전은 지난 7월5일 민 대변인이 자신의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문 대통령의 G20일정 불참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민 대변인은 자신의 글에서 “오사카의 문재인 행방불명 사건 동영상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며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공격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에 뭐 하러 가셨나? 유일하게 자리 비운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우리 대통령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민 대변인은 “유흥과 만찬만은 하나도 빼먹지 않은 우리 대통령 내외! 청와대는 지난 일본 G20 회의 때 대통령이 뭘 했는지 과거에 당신들이 요구했던 대로 1분 단위로 밝혀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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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왼쪽)과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연합뉴스

이 글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고 대변인은 지난 7월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가진 인터뷰에서 “(해당 영상에는) 거짓 정보들이 너무 많아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며 “황당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고 대변인은 일례로 “영상을 올린 사람이 ‘48시간 풀 영상을 찾아봤다’고 했는데, 개최국이 전체 영상을 다 공개하지 않는다. 풀 영상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면서 “영상에는 1세션인 ‘디지털 경제 토론’에 문 대통령이 불참했다고 나왔는데, 문 대통령은 1세션 때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심지어 문 대통령의 연설도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 대변인을 향해 “팩트를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자 출신이지 않나. 한 번이라도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려 시해 봤는지 묻고 싶다”며 “사실관계를 확인을 해보셨는데도 그렇게 말씀을 하신 거라면 의도가 뭔지 궁금하고, 팩트를 확인하지 않은 거라면 청와대 대변인까지 하셨는데 어떻게 기사를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가 궁금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 대변인이 곧바로 반격하고 나섰다. 역시 자신의 SNS에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핵심이 없네. 아나운서 출신이 주술관계가 호응이 안 되는 비문을 남발했다”며 “질문에 답을 하자면 기사는 잘 써서 한국방송협회 방송대상 두 번, KBS 특종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다 받았고, 청와대 대변인 생활 2년 동안의 브리핑은 지금 정치부장들 하고 계시는 당시 1호 기자분들께 여쭤보기 바란다”라고 썼다,

그리고 7월9일에는 또다시 SNS “아나운서 출신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우리 TV 생방송에서 한판 시원하게 붙읍시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어차피 서로 말하는게 직업이고 싸움은 먼저 거셨다”며 “서로 준비를 해야 될 테니까 오늘 중으로 답을 달라”고 맞짱토론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시시하게 혼자서 라디오 방송 전화 연결해 원고 읽다가 더듬거리지 말고”라며 전날 고 대변인이 라디오방송에서 했던 인터뷰 내용을 꼬집었다.

고민정 대변인은 7월9일 자신의 SNS에“마이크 앞에 서 보신 분이니 마이크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 마이크는 칼과 같아 잘 쓰면 모두를 이롭게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두를 해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회사 후배였는지 모르나 지금은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한 시간도 아까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 “G20 첫째 날 대통령은 새벽 1시 반에야 숙소로 돌아왔고 당일 풀기사, 보도자료만 9개, 브리핑문만 4개일 정도로 1호 기자에게도 강행군이었다”며 “최소한 정치(政治)를 하는 사람들은 정치(正治), ‘바른 다스림’을 해야 한다. 부디 상식선에서 비판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람의 공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민 대변인은 또다시 SNS에 “‘청와대 대변인은 정치인이 아니다’라는 것을 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그런데 왜 자기 친정도 아닌 방송국 프로그램에 나왔나”라며 “저는 2년 동안 청와대에 근무하며 방송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없다.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토론은 이번이 아니더라도 요청해오면 응할 테니 언제든 연락 달라. 방송에서 그러지 말고 브리핑 자료는 어떻게 쓸지, 브리핑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직접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의 토론 제안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대변인단은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이벤트식 대응은 적절치 않다”고 거부했다. 민 대변인은 “그런 분이 자기 친정도 아닌 방송국 프로그램에 나왔느냐”면서 “저는 2년간 근무하며 조심스러워서 방송에 나간 적이 없다”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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