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해사채취 허가 ‘막바지’…3년간 800억 수익 ‘초읽기’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1 17: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역이용 영향평가서 막바지 조율…2017년 8월 이후 2년 만에 재개
환경단체‧어민들 반발 여전…‘장기를 내다팔아 돈 번다’ 비판 목소리

선갑지적 바닷모래(해사·海沙) 채취가 이르면 이달 중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8월에 해사채취가 중단된 이후 약 2년만이다. 해사채취 허가기관인 옹진군은 협의기관인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사업자가 제출한 해역이용 영향평가서를 토대로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 환경‧어민단체와 골재업체간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환경단체는 해사채취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민들도 선갑지적이 꽂게의 산란장이자 어장이어서 해사채취가 진행되면 향후 꽂게 어획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옹진군은 해사채취 진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옹진군은 이번 해사채취 허가로 3년간 약 8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앞서 옹진군은 지난 5년간 굴업‧덕적지적 해사채취를 허가해 주고 1100억원의 수익을 챙겼다. 

옹진군은 해사채취 허가를 통해 얻는 수익을 반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재정자립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옹진군 안팎에서는 ‘장기를 내다팔아 돈 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해사채취 수익금 중 절반은 또 다시 수산자원 조성에 쓰이기 때문에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취임 당시 ‘보존과 개발의 딜레마’에 대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을 강조한 장정민 옹진군수의 입장과는 결이 다른 모양새다.

골재업체가 대형 선박과 장비를 이용해 바닷모래를 퍼 올리는 모습. ⓒ인천녹색연합
골재업체가 대형 선박과 장비를 이용해 바닷모래를 퍼 올리는 모습. ⓒ인천녹색연합

선갑지적 해사채취 허가 막바지 단계

10일 옹진군에 따르면, 현재 선갑지적 해사채취 허가 요청 사업자가 제출한 해역이용 영향평가서를 검토하고 있다. 영향평가서는 이번 허가와 관련된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이 담겨있다. 옹진군은 이 영향평가서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보냈다. 옹진군은 인천해수청이 해사채취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 해사채취를 허가한다는 계획이다.

옹진군은 이미 최근 1년간 해사채취에 대해 사업자와 어민,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인천해수청이 동의 입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인천해수청은 ‘해사채취 조건부 동의’ 입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맞춰 해사채취를 허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이달부터 해사채취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옹진군이 해사채취를 허가하면 사업자는 허가일로부터 3년간 총 1785만㎥의 바닷모래를 채취할 수 있다. 해사채취 허가기간은 협의과정에서 당초 5년에서 3년으로 줄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해 9월에 옹진군 선갑도 동남쪽 해역 9.5㎢를 해사채취 사업 예정지로 지정·고시했다.

 

어민들 “해사채취로 꽂게 어장‧산란장 망쳐”

해사채취 허가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환경단체와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3일 성명서를 내고 “인천해수청은 옹진군이 제출한 선갑해역 해사채취 사업 해역이용 영향평가서 반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해양 전문가들이 해양퇴적물과 수산자원,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풀등의 면적 감소 등의 의견을 개진했지만, 영향평가서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8년 11월에는 옹진군과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의 해사채취 공청회를 앞두고 어민들이 크게 반발했다. 어민들은 “옹진군이 바닷모래 채취를 방관하면서 어민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눈앞의 돈에 홀려 자연을 훼손하려는 옹진군은 공청회와 해사 채취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옹진군의 한 어촌계장은 “옹진군은 바닷모래를 내다 판 돈으로 다시 바다환경을 복구하는 모순적인 행정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바닷모래를 많이 사용한 만큼 이제는 어민들을 생각해 강모래를 골재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민들이 해사채취는 반대하는 이유는 꽃게 어장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선갑지적이 꽃게 어장이라는 것이다. 특히 선갑지적 인근의 바닷모래가 꽃게의 산란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치병 대이작도 어촌계장은 “꽃게는 바닷모래에 산란한다. 대이작도 풀등 주변은 좋은 꽂게 어장이다”며 “꽃게 산란장인 바닷모래를 퍼가게 되면, 당연히 꽃게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고 말했다. 강태무 대이작도 1‧2 이장도 “대이작도는 다른 어장에 비해 안정된 꽃게 어장이다”며 “안정된 꽃게 어장의 바닷모래를 퍼가게 되면 꽃게 생태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재업체들은 해사채취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골재협회는 해사채취가 중단되면서 골재업체들이 자본잠식 등 경영난을 겪으면서 줄줄이 도산했고, 남아있는 골재업체들도 생계가 막막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해수부는 2017년 3월에 해사채취가 어족자원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이 용역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옹진군, 해사채취 허가…재정난 숨통

옹진군이 해사채취 허가에 무게를 둔 것은 재정난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옹진군도 이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사업자는 옹진군에 바닷모래 1㎥당 약 4400원의 공유수면 점용료를 납부한다. 이는 옹진군의 수익금이 된다. 선갑지적에서 퍼 올릴 수 있는 바닷모래가 1785만㎥라는 점을 감안하면, 옹진군은 총 785억4000만원의 공유수면 점용료를 거둬들일 수 있다.

옹진군은 이 수익금 중 절반을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인공어초, 바다목장, 바다 숲 설치, 수산종자 방류, 해양환경 개선 등 수산자원 조성사업에 사용한다. 해사채취로 바다환경이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는 보완하자는 취지다. 나머지 수익금은 옹진군의 인프라 조성에 사용한다. 옹진군 입장에서는 3년간 약 360억원을 군정에 쓸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옹진군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굴업도 인근 해역의 해사채취를 허용해 주고, 1128억원의 공유수면 점용료를 거둬들였다.

옹진군은 의존재원이 많다. 2017년 회계결산을 보면, 옹진군의 총 재원은 4400억원이다. 이중 지방교부세와 국·시비 등 보조금은 2534억원이다. 옹진군의 재원 중 약 57%가 정부와 인천시의 지원금이다. 옹진군의 2017년 재정자립도는 9.59%에 불과했다.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적다. 당시 해사채취로 세외수입이 생겼는데도 재정이 어려웠다는 얘기다.

이는 환경단체나 어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옹진군이 해사채취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옹진군 관계자는 “옹진군은 인구도 적고, 군민들이 내는 재산세도 적기 때문에 국비와 시비 등의 보조금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해사채취 허가로 생기는 공유수면 점용료는 군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사채취로 인해 해양생태계나 수산자원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의 과정에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