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당내 계파 갈등을 재연했다. 당 혁신위원회가 지도부 교체 방안을 담은 혁신안을 의결하자 위원장과 일부 위원이 줄사퇴하면서다.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은 7월11일 오후 2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주 위원장은 “혁신위 활동 기간 중 제가 본 것은 계파 갈등이 혁신위 안에서 그대로 재연되는 모습이었다”며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검은 세력에 대해 크게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이 활동에 들어간 지 10일 만이다.
이어 당권파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소연‧김지환‧조용술 혁신위원도 사퇴했다. 김소연 위원은 페이스북에 “최고위에서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한 혁신안 의결에 이른 책임을 혁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통감한다”며 “일정이 너무 빡빡해 좀 더 정성스럽게 토론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정말 부끄럽다”고 밝혔다.
위원장 사퇴에도 불구하고 바른미래당 혁신위는 이날 혁신안을 예정대로 발표했다. 혁신안은 △지도부에 대한 공청회 개최 △재신임 포괄한 여론조사 실시를 골자로 한다. 결국 손학규 대표를 검증하겠다는 방안이기 때문에 주 위원장의 사퇴는 이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기인 바른미래당 혁신위 대변인은 “주 위원장이야말로 현 지도부 체제에 대해 일방적인 감싸기로 일관했다”며 “전날 회의에서도 여론조사를 통한 손 대표 재신임이라는 안건에서 ‘재신임’이라는 단어가 자극적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더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일방적으로 사퇴해버리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구성된 혁신위는 당 정상화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해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같은 내홍이 재연되면서, 향후 내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이번에 사퇴한 위원장과 위원들을 대체할 인물을 물색하기보다 해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