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감염 막는 콧속 세균 발견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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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질환 백신 개발에 기대감 높아져 

장 속의 유산균처럼 우리 몸에 이로운 유익균이 콧속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를 이용해 호흡기나 폐 질환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 수보다 10배 정도 많은 미생물과 공생하고 있다. 이들을 공생 미생물이라고 부른다. 500~1000개 종류가 있는 공생 미생물은 다른 생물의 체내에 서식하면서 서로 간에 필요한 생존 조건을 교환하는 박테리아를 말한다. 

공생 미생물은 장 안에 가장 많이 존재하며, 우리 몸이 만들지 못하는 소화 효소와 비타민을 만든다. 이외에도 오염된 음식으로 유입되는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감염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호흡기 점막에도 공생 미생물이 존재한다. 외부 병원체에 대한 방어기전 유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연구자가 공생 미생물의 변화와 호흡기 질병 간의 관계를 연구 중이다.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김혁직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연세의대 윤상선.최재영)은 2016~17년 건강한 성인 37명의 콧속에 분포하는 공생 미생물을 조사하고 그 역할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코점막에 약 3000마리 이상의 공생 미생물이 존재하는 사실을 밝혀냈다. 가장 많은 것은 표피포도상구균으로 약 36%를 차지한다. 

연구팀은 표피포도상구균을 배양해 생쥐 코점막에 이식했다. 그 생쥐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그러자 바이러스가 90% 이상 줄어들어 인플루엔자 감염 저항성이 높아졌다. 표피포도상구균을 이식하지 않은 생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치명적인 폐감염이 발생했다. 표피포도상구균이 이식된 쥐는 병원체에 감염될 때 분비되는 항바이러스 물질(인터페론 람다)의 생산이 촉진됐다. 

사람의 호흡기에 공생 미생물을 주입하면 면역력을 높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직 교수는 “소화기뿐 아니라 호흡기에서도 공생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연구”라며 “인체 면역시스템-공생 미생물-바이러스 간의 삼중 상호작용 시스템을 이해한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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