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軍부대 뚫렸나…해군2함대 의문의 침입사건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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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가 병사에 '허위자수' 제의한 사실도 드러나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정문 모습 ⓒ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정문 모습 ⓒ 연합뉴스

최근 해군 2함대사령부 내에서 의문의 침입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목선 사건 등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허술한 군 경계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7월12일 군에 따르면, 지난 7월4일 오후 10시2분 해군 2함대사령부 탄약 창고 근처에서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수상한 인물을 근무 중인 경계병이 발견했다. 

합동생활관 뒤편 이면도로를 따라 병기탄약고 초소 쪽으로 달려 이동한 이 인물은 세 차례에 걸친 초병의 암구호(아군 사이에 정해 놓은 문답식의 비밀 구호)에 응하지 않고 도주했다. 그는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멘 상태였고, 도주 과정에서 랜턴을 2~3회 점등하기도 했다.

해군은 즉시 부대방호태세 1급을 발령하고 기동타격대, 5분 대기조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부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서는 이 인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부대 울타리, 해상 등에서도 특별한 침투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군은 밝혔다. 

해군은 "다음 날 새벽까지 최초 신고한 초병 증언과 주변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외부로부터 침투한 대공(북한 관련)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면서 "부대원 소행으로 추정해 상황을 종결하고 수사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에 대한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미비한 경계 태세를 지적하는 것은 물론 '혹시 북한에서 온 간첩 아니냐'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섣불리 결론내렸다'는 등의 우려섞인 추측도 터져나왔다. 

심지어 군 수사 과정에서 해당 부대 장교가 무고한 병사에게 허위 자백을 제의한 사실까지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졌다. A병장이 거동 수상자는 본인이었다고 진술했는데, 헌병 수사 결과 허위 자백으로 밝혀진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많은 인원이 고생할 것을 염려한 직속 상급자(영관급 장교)가 부대원들에게 허위자수를 제의했고, 그 제의에 응한 A병장이 허위자백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누가 자수해 주면 상황이 종료되고 편하게 될 거 아니냐고 했고 그 과정에서 한 명(A병장)이 손을 들었다고 한다"며 "부서장이 왜 자백을 강요했는지 등은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군은 정경두 국방부장관 지시로 사건 발생 다음 달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 등 8명을 현장에 파견했다. 도주자 신원을 계속 추적 조사하는 한편 병사에게 허위자수를 제의한 간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해 결과에 따라 처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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