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사가 개발한 의료기기, 세계 시장에 도전장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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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형 약물 주입기로 내년 미국 시장 진출 계획

암 환자는 장기간 지속적으로 항암제 주사를 맞는다. 그러나 일부 항암제는 독성이 있어 작은 혈관이나 근육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와 같은 피해를 없애기 위해 고안한 것이 이식형 약물 주입기(케모포트)다. 약 1cm 크기의 이 기기를 환자의 가슴 피부 부위에 이식하면 일정 기간 정맥에 약물을 주입할 수 있다. 감염이나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약물이 더 필요할 때마다 의사가 환자의 피부밑에 이식해둔 케모포트에 주사기 바늘을 꽂아 약물을 주입한다. 그러나 간혹 바늘을 찔러야 할 위치를 정확히 찾지 못한 채로 주사하다가 약물이 흘러나와 주변 조직을 상하게 해서 항암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메디튤립
ⓒ메디튤립

 

현역 의사가 이런 불편을 개선한 케모포트를 개발했다. 강민웅 충남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매일 환자를 대하는 의사로서 환자에게 이로운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었다"며 "기존 케모포트를 사용하면서 손으로 더듬더듬하면서 주사할 위치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약물이 흘러나와 주변 조직에 피해를 주기도 했다. 그래서 제품에 빛을 내는 광원을 설치해 피부밖에서도 약물 주입 부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다. 재질도 기존(의료용 폴리머)보다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되는 것(임플란트용 폴리머)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메디튤립이라는 회사까지 차린 강 교수는 7월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품의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의료기기로서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제품 생산 등을 마친 2~3개월 후부터는 국내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강 교수는 "내년 상반기 미국 FDA 승인을 추진해 수출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모포트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50억 달러(5조9000억 원)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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